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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Feb 13. 2024

도대체 어떻게 하면 바뀔까요

주변 사람을 바꾸면 변한다

뭘 먹을까? 늘 하는 한량한 고민이다.

차라리 직장인들의 점심처럼 한식 뷔페가 편하다. 식탁을 들고 흑미밥을 선택하여 아주 조금 담고 나물을 한 움큼씩 올리다 보면 어느새 맛난 반찬들이 식판을 차지한다. 그리고 국을 받아 들면 식탐이 끝난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며 먹다 보면 오히려 조금 담은 밥이 남는 즐거운 나의 독특한 점심식사는 질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 아내와 함께 뭐를 먹을지 고르려고 나서면 꽤 복잡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선택을 바로 하지 못하니 우선 추천 맛집을 검색하고 그리고 점수를 본다. 그런 다음 댓글들을 훑어보고 나서 음식을 선택한다. 더러는 거리가 멀어 옥신각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찾아간다. 물론 식사 후에는 별거 없다는 표정으로 나서기는 하지만 음식보다는 그 선택의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그래서 나는 아내와 달리 검증된 음식을 먹으러 가기를 좋아한다. 그중 요즈음 꽂혀있는 음식이 소고기 뭇국이다. 


3-4cm의 네모 반듯 납작하게 썬 무와 소고기, 대파가 송송 들어간 맑은 뭇국에 후춧가루를 조금 털고 먹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덕분에 한일옥 군산,  금자네생등심, 가빈가평, 맛이나식당 서산, 태평소국밥 본점 등등 앞으로 가볼 유명 식당을 꿰고 있다. 소고기 뭇국은 집에서 끓여 먹어도 좋아한다. 특히 제삿날 탕국은 또 다른 별미다.


사실 원래부터 소고기 뭇국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 적 큰집이다 보니 명절 때 차례나 기제사를 지내고 나면 탕국이 식탁에 오른다. 그때는 왜 그렇게 탕국을 싫었는지 모르겠다. 특히 국에 들어있는 소고기가 싫어서 어른들 몰래 고기를 건저 내느라 눈치를 봐야 하고 혼이 나면 조금 깨작거리다 말았다. 어려서는 채식주의자였던 것 같다. 하지만 커가면서 술을 배우고 사회생활에 입맛도 점점 변하더니 고기를 좋아하게 되고 이렇게 소고기뭇국에 빠져들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보니 많이 변한다. 식성과 성격 그리고 가치관등 삶의 기준들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변한다. 한참 열정적인 사회활동 시기에는 그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주어진 삶의 루틴에 빠져 흘러가기에 당연 그런 줄 알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순간순간 주변의 영향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현자들이 가장 가까운 지인 5명의 평균이 자신이라고 말하겠는가 


요즘 퇴직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사색을 하며 아내와 둘이서 조용히 지내다 보니 본연의 나를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기도 하고 또 아내의 지적에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될 때가 많다. 그래서 나를 깨우치는 책을 읽으며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변하는지 어떤지 알 수 없으나 대신 확실한 것은 점점 아내를 닮아간다는 것이다. 아내도 자기가 많이 참는다고 한다. 그도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고로 사람은 변한다. 

특히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 내가 선택한 그들이 나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변하고 싶다면 주변사람을 그런 사람들로 바꾸면 된다. 


이 나이에 어떻게 하냐고?

그런데 쉬운 방법이 있었다. 브런치에서 그런 작가님들의 글과 함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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