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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Kim Aug 27. 2020

21. 죽음, 그 다음은 현실이다

임종 후 절차와 장례식 준비절차  


2020년 7월 1일 새벽 3시 15분

사인 : 폐암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가족 모두가 모이자 의사는 사망 선고를 내렸고 아버지는 이제  이상 환자가 아닌 고인이 되었다.


 평소 호기심과 걱정이 많은 나는 사망 이후의 절차나 보호자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솔직히 걱정도 많이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나는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닌 상주로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것이 있었는지 미리 정보를 찾아보며 메모해두기도 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현실로 다가왔고 공연을 위해 여러 번의 리허설을 마치고 이제 막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하는 배우처럼 결과가 어떻게 되든 직접 부딪혀야 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아버지의 죽음은 잠시 가슴 한편에 넣어두고 내 앞에 산적해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해야 했다.


1. 사망 선고

2. 장례식장 선정

3. 사망진단서 발급과 병원비 정산

4. 시신 운구


 병원에서 임종하신 후 장례식을 치르기까지 병원에서의 절차는 이렇게 네 가지였다. 이때 미리 가입해 둔 상조가 있고 그 회사의 상조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계획이라면 해당 회사의 장례지도사에게 대부분의 사후 절차를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조에 대해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입한 상조의 약관을 꼼꼼하게 숙지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도 가입해 둔 상조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여러 가지의 이유로 실제 이용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경우에는 장례식장을 우선 선정하고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하여 장례식장에 연락하여 운구 차량을 따로 요청할 수 있다.


 장례식장의 경우, 크기 및 가격, 위치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장례식장을 미리 몇 곳을 선정해두고 전화번호를 저장해두면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더 수월하다. 아쉽게도 최근 코로나의 확산세가 다시 커지면서 사회적 상황이나 각 병원의 지침에 따라 장례식장 사용 조건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주의하기 바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6~7월의 경우에는 집합금지명령이 발효된 경기도 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방역지침에 따라 장례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기독교식 장례가 허용되고 접근성이 좋았던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으로 아버지를 모시기로 했다.


 또한 병원을 떠나기 전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를 발급받는 것이다. 보통 원무과에서 처리가 가능하며 병원비를 수납하면서 사망진단서를 함께 요청하면 발급해준다. 고인의 인적사항이 등본상의 정보와 다르지 않아야 효력이 있기 때문에 이때만큼은 정신을 차리고 여러 번 체크하기를 바란다. 사망진단서는 사망 신고 등 고인의 사후 행정 처리뿐만 아니라 시신의 운구, 장례식장 이용, 장지 등에서 필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최소 5장 이상 넉넉히 발급해두는 것이 좋다. 나는 당시 10장을 발급받았고 모든 사후처리 후 4장이 남았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보호자들과 함께 고인을 확인한 후 수시(몸이 굳기 전 자세를 바르게 펴서 모시는 일)와 약품처리(부패방지 및 가족 감염 방지)를 한 후 안치한다.(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이때가 입관 절차 전 볼 수 있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안치가 마무리되면 장례식장과의 계약이 진행된다. 이때 장례 일정, 빈소의 크기와 호실, 음식, 상조 관련, 제단 장식 등 장례식을 진행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직접 선택하여 대략적인 장례 절차를 정하고 최종적으로 서명을 하면 된다. 이로써 본격적으로 문상객을 맞을 준비 단계가 마무리된다. 아버지의 경우 새벽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모든 장례 준비가 끝나니 오전 10시 정도가 되었고 장례식장에서 제작해준 부고 메시지를 회사 동료, 지인 및 친지들에게 발송하였다. 우리의 경우 기독교식 삼일장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렸고 3일의 일정을 간략하게 적어보면 이렇다.


1일(임종): 고인 안치, 빈소 선택 및 시설사용계약, 화장예약, 영정사진 준비, 빈소 차림

2일(입관): 염습, 입관, 입관 예배

3일(발인): 발인, 발인예배, 장지 이동


누군가를 하늘로 보내고 남겨진 사람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잔인하게도 현실은 현실이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현실을 알고 있어야 사랑하는 사람을 편안히 보내드릴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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