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텐션이든 응원해.

금산에서 나고 자란 세 명

by 말자까

내 고향은 인삼의 고장 금산이다. 초6에 전학을 갔으니 사실상 내가 지낸 시간은 얼마 안 된 곳이기도 하지만 나는 희한하게 내 인생의 한참의 시간을 거기에서 다 성장한 것 같고 참 많은 추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늘 자랑스럽게 금산 출신이라고 말을 하고 다니고 여전히 그 곳이 그 시절이 늘 그립다. 현재 내 곁의 금산 출신 동갑내기 지인은 딱 두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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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은 나와 같은 말수의사 직업을 가진 친구이다. 전학 후 서로 알지도 못한 채 각자의 삶을 한참 살았는데 다시 만나니 신기하게도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도 왕왕 일 관련으로도 편하게 연락하는 친구다. 이 친구는 금산 출신답게 말수도 느리고 차분한 느낌인데 놀랍게도 말수의사 유튜버 선구자다. 유튜브 역시 자극적인 맛은 아니고, 잔잔하게 조곤조곤 할 말을 다 하는 스타일을 고수하는 멋진 친구다. 텐션은 거의 무텐션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을 먹을 때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무텐션을 유지하지만 본인은 최고로 신났었다고 자신을 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잘 파고들고, 새로운 진단법도 기어이 잘 찾아내서 적용하는 능동적인 임상가여서, 내가 주로 물어보고 적용해보고 그렇게 덕분에 배워가는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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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인은 내 멘토 금산의 자랑 행복 부자 샤이니 선생님이다. 샤이니 샘은 Ebs에서 1순위로 뽑힌 학생들의 워너비 강사이자 아이부터 성인까지 바로 집중하게 만드는 만큼 엄청난 하이텐션의 소유자다. 물론 말이 빠르지는 않고 가끔씩 금산 사투리를 구사하긴 하시지만 그녀는 정말 밝은 에너지가 뿜뿜 넘치는 분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유튜브는 초초 하이 에너지가 처음부터 발사되어 막 끌어당겨진다. 그런데 실제 만나면 부담스러운 에너지가 전혀 아니고, 너무나 잘 들어주고 손뼉 치고 웃어주고 다 이해해주는 따뜻함과 솔직함이 있다. 대단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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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나는 재미있지 않다. 유머나 리액션으로 사람을 장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가무를 지켜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내가 나서는 것은 무서워한다. 외적인 모습으로 보면 나는 말수의사 친구와 같은 무텐션과 가까운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나를 잘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열정'이라는 수식어를 곧잘 붙여준다. 그러고 보면 나는 속마음은 굉장한 하이텐션 같기도 하다. 그 내면의 하이텐션이 직업에 먼저 표출되었고, 그다음은 A, 그 다음은 B. 이렇게 나는 늘 꿈꾸고 또 무언가에 집중하며 살았던 것 같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엉뚱하게도 그게 인삼 덕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며 혼자 피식 웃었다. 어렸을 적 나는 인삼 철에 삼 깎는 알바도 하며 동전 몇 개 받아가는 아이였고, 이래 저래 많이 먹어서 그런지 열이 많아져서 겨울에도 팔 걷고 잘 다닌다. 그 열이 마음까지 간 걸까?


어쨌든지 저쨌든지 결국 인삼을 먹고 자란 우리 세 명은 각자 어딘가에 열을 뽈뽈 내는 사람들인 것 같다. 어떤 텐션으로 보이든 상관없다. 그저 금산 출신의 세명이 내년에도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 다 해보며 단단하고 뜨겁게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좌절 앞에서도 인삼 파워로 다시 일어나서 그걸 발판으로 성장할 능력을 가지는 현명한 사람이길 기원하고,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가는 그 모습에 감탄하며, 앞으로도 내가 금산 부심 뿜뿜 거리면서 산 좋고 물 좋은 인삼의 고장 자랑을 지칠 때까지 해대고 싶다. 그래서 남편이 제발 금산 자랑 그만하라고 귀에 피난다고 할 때까지 자기만의 빛을 여전히 영롱하게 뿜어내며 빛나는 늙음을 응원하며 평생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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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user-qo4jr6ts6w


https://www.youtube.com/@user-sf5nz7oe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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