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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mer Jul 26. 2024

창의성 개발

나는 창의성을 어떻게 개발했더라?

내가 겪은 슬픔과 고통을 통해 창의성을 배웠다는 걸 잘 표현해 준 듯하다.


나는 회사에서 평가받을 때 창의성 점수는 항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더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아마 기업 규모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서 그럴 것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

커머스 도메인은 예외이며 매출압박이 심하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디자이너라면 어떻게 디자인할지 한 번씩은 고민해 봤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디자인을 하는 시간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럴 수도 있다. 디자인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나온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디자인을 하는 것은 고민하는 시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이란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스티브잡스의 명언 중 하나이다. 나는 이 말을 보고 내가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 본 경험이 이런 나름의 창의성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 봐도 나의 안타까운 경험들은 결코 안타깝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작업할 때 비효율적으로 작업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디자인 시작하기 전 비효율적인 것을 최대한 걷어내고 시작한다. 딱히 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있는 것을 활용하고, 레퍼런스를 찾는 시간에 내가 만든 프레임에서 어떻게 사용성을 끌어올릴까 고민한다. 물론 너무 답이 안 나오면 레퍼런스를 찾아보긴 한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고민하기 전에 레퍼런스를 찾아보는 것은 좋은 습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진행해 보고 디자인을 진행하다 보면 조금 더 빠르게 창의성을 기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UI자체를 그리는 데는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봐야 한다.

요즘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는데 영어 듣기 연습할 때 자막을 틀어놓으면 안 된다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 같다. 실제로는 모르지만 자막을 보고 듣기를 하면 내가 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또 한 가지 내가 자주 하는 행동이 있다. 평소에 좋았던 디자인, 새롭지만 좋은 사용성을 가진 디자인 그 외로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항상 기록해 둔다. 앱디자인 같은 경우는 인터랙션도 같이 보려고 영상으로 남겨두고 있다. 웹사이트는 크롬을 쓰기 때문에 크롬에 꼬박꼬박 모아두고 있다. 가끔씩 업무에 연관이 없더라도 틈날 때 들어가서 봐보는 정도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메모장에 꾸준히 적고 있다.

파워 P다 보니.. 정리는 잘 못해서 그냥 쌓아두고 틈날 때마다 한 번씩 보는 정도이다.


예전에 에이전시에 다닐 때 제안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프로젝트를 따온 적이 있다. OTT 서비스였는데 넷플릭스와는 다른 콘셉트를 만들려고 엄청 고민했었다. 마찬가지로 중견기업에 있을 때의 경험 중에 사이트에 온보딩화면을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냥 일반적인 온보딩은 아니었고 웹사이트에서 단계별로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차례로 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이탈한 사용자가 다시 오더라도 그 상태가 유지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존 개선 전 화면은 상단에 프로세스가 노출되어 있었어서 그런지 다른 디자이너들은 모두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디자인 개선할 때도 꽤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경우 백지에서 시작한다. 기존 안을 보지 않고 내가 생각나는 대로 다시 작업해 보면서 개선점을 찾아본다. 이렇게 하면 실제로 내가 원하던 사용성의 앱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물론 검증은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작업된 디자인을 통해 실제 내 시안으로 제품 개선 후 출시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회사를 다니면서 시안 비딩을 하게 됐을 때 비딩에서 진적이 없다 보니 어느 순간 자만에 빠지게 됐다. 내가 가장 잘하는 사람인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너무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때의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고민보다는 그냥 내가 생각한 것이 정답이고 별 고민 없이 도출해 낸 결론을 밀어붙이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다행히 그 자만심은 대기업 면접에서 처참하게 깨졌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나서 비딩에서도 처음으로 져봤다. 사실 그때당시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상황이었어서 이런 경험이 마냥 기분 나쁠 줄 알았는데,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다니면 창의성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내가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전시는 자주 보러 다닌다. 그런데 명확하게 여기서 어떤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이런 것들도 분명 도움은 됐을 것이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어떤 연구를 해본다거나 그런 적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한 자 한 자 쓰다 보니 이래서 창의성에 높은 점수를 받게 되었구나를 알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정리해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많은 경험이 창의성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아까 위에 스티브잡스의 명언처럼 나의 경험을 하나하나 연결 지어서 결국에 나만의 창의성이 생기는 게 아닐까?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내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이 전달되어 지금도 훌륭한 디자이너겠지만 더 나아지는, 발전해 가는 디자이너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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