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핵심 특징

by 한주현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전통적인 서사 방식을 넘어선 혁신적인 이야기 전달 형태다.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서 처음 사용된 이 개념은 디지털 매체 기반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토리 창작기술로 정의된다.[1] 게임 스토리텔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핵심 특징들을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4년부터 국민대학교 AI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게임 스토리텔링'과 'XR 디자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들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 어떠한 주제와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설득과 이해가 아닌 공감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학생들에게 공유합니다. 지난 '게임 스토리텔링' 수업에서 다룬 내용들을 많은 분들에게도 전달하고자 블로그를 통해 여러 글을 연재합니다. AI가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에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정의와 본질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디지털이라는 기술환경에서 멀티미디어라는 툴을 활용해 창조되는 모든 이야기 행위로 정의된다. U.C. 버클리 대학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의 공동창립자인 Joe Lambert는 이를 "오래된 이야기 기술을 새로운 미디어에 끌어들여 변화하고 있는 현재 삶에 맞게 가치 있는 이야기들로 맞춰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1]

한국과학기술원 최혜실 교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컴퓨터 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서사행위, 웹상의 상호작용적인 멀티미디어 서사 창조들"이라 표현하며, 여기에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악, 목소리, 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2]


특징 1: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상호작용성의 본질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장 독특하고 중요한 특징은 상호작용성이다. 상호작용성은 미디어와 사용자, 또는 미디어와 미디어 사이에 여러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하는 특성이다.[3] 이는 기존의 미디어처럼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하고, 이용자와 미디어 시스템 간에 즉각적이고 상호적인 피드백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제다.[4]


플레이어 에이전시와 선택의 자유

상호작용성의 핵심은 플레이어 에이전시(Player Agency)로, 이는 개발자가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자유도다.[5] 플레이어는 스토리 전개에 부분적인 통제권을 가지며, 서로 다른 선택과 조작이 게임 진행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호작용성은 플레이어의 조작과 반응이라는 과정을 바탕으로 플레이어 간의 상호적 관계를 보장하고, 나아가 디지털 게임의 표현 매체적 잠재력을 확장한다.[6]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구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이야기의 감정적이고 극적인 면과 컴퓨터 게임의 상호작용성과 가변성을 합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자가 스토리 구조 안에서 클릭하거나 텍스트를 쓰면 스토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등 이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인터랙티브 요소는 이야기 전개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의 관여도를 기준으로 구분되기도 한다.[7]


특징 2: 멀티미디어 통합성(Multimedia Integration)

다중 매체의 융합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문자, 사운드, 영상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가 복합되어 하나를 이루는 복합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통합은 전통적인 서사와 멀티미디어 요소를 결합하여 풍부하고 매력적인 경험을 창조한다. 텍스트, 사진, 오디오, 비디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층의 멀티미디어 요소를 활용하여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방법보다 사용자들을 더 깊이 참여시키고 창의적인 정신이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한다.[8]


감각적 경험의 확장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다중 감각적 입력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 요소다. 이는 시각, 청각, 촉각, 심지어 후각까지 포함하여 함께 작용하여 다차원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창조한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확장현실 도구의 사용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의 경계를 확장하여 관객을 이야기의 복잡한 세부사항과 요소에 몰입시키고 이들과 스토리 사이에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낸다.[9]


하이퍼미디어 요소의 활용

디지털 내러티브는 하이퍼링크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같은 하이퍼미디어 요소의 통합으로 구별된다. 독자들은 추가 콘텐츠를 탐색하고, 서브플롯을 탐구하거나, 스토리의 특정 측면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어 내러티브 세계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촉진한다.[10]


특징 3: 비선형성(Nonlinearity)

비선형 내러티브 구조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전통적인 내러티브와 달리 비선형적일 수 있다. 이는 관객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스토리를 탐험하고 전개할 수 있게 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플랫폼은 사용자들에게 분기하는 스토리를 탐색하고 플롯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8]


다양한 비선형 구조 형태

비선형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여러 가지 구조로 구현된다. 분기형 스토리텔링에서는 플레이어가 특정 게임 노드에 도달할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그러면 스토리는 또 다른 선택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여러 연속적인 경로 중 하나를 따른다. 평행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의 의사결정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스토리를 관리 가능하게 유지함으로써 분기 내러티브의 문제를 해결한다.[6]


하이퍼링크와 비선형 연계

디지털 네이티브와 컨버전스 스토리텔링에서는 하이퍼링크를 통한 정보연쇄와 콘텐츠들의 비선형연계가 중요한 특징이다. 이야기를 옮기고(Ctrl-C), 다른 이야기를 자르고(Ctrl-X), 붙여서(Ctrl-V)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창의성이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특징적 요소로 나타난다.[11]


특징 4: 참여적 문화(Participatory Culture)

능동적 참여자로서의 수용자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수용자는 일방적인 수용을 거부하고, 주어진 이야기를 가공, 변형, 체험하는 능동적 참여자가 된다.[11] 이러한 인터랙티브 요소는 사용자를 다른 캐릭터의 입장에 놓아 참여와 몰입을 향상시킨다.[8] 관객 참여를 장려하는 것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관객이 내러티브에 참여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더욱 몰입감 있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창조할 수 있다.


창작자와 수용자의 경계 해체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는 창작자와 참여자 간의 경계가 흐려진다. 공동 창작과 협력적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탐구하며, 사용자들은 콘텐츠 생성, 내러티브 시스템과의 상호작용, 또는 공동체 스토리텔링 참여를 통해 내러티브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저작권과 의미 창조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하며, 디지털 시대에서 스토리텔링의 민주화를 강조한다.[12]


커뮤니티 기반 스토리텔링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스토리와 피드백을 공유하도록 장려하여 공동체 의식을 촉진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인터랙티브 도구를 사용하여 이러한 참여를 촉진하며, 이는 스토리텔링을 개인적 행위에서 사회적 경험으로 변화시킨다.[8]


특징 5: 개방성과 확장성(Openness and Scalability)

열린 결말과 지속성

전통적 스토리텔링이 종결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열린 결말과 개방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 명의 화자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반응과 댓글, 이어말하기, 동시에 말하기 등 다양한 형태로 화자가 등장하고 참여할 수 있다.[13] 이러한 개방성은 스토리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네트워크성과 연결성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영향을 받는다.[11] 이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지역적 경계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무한한 확장 가능성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상호작용적인 서사경험, 확장성, 비선형적 구조, 그리고 사용자 중심의 서사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사용자 중심의 상호작용적 서사 공유를 가능하게 했으며, 이는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6]


특징 6: 개인화와 맞춤화(Personalization and Customization)

적응형 내러티브 시스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개인화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 선호도, 이전 선택사항을 분석하여 맞춤형 내러티브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응형 내러티브 시스템(Adaptive Narrative Systems)은 플레이어의 게임플레이 스타일과 의사결정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스토리의 톤, 난이도, 캐릭터 반응을 조정한다.

현대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감정 상태나 몰입도를 측정하여 내러티브의 속도와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더 편안한 스토리 전개나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14]


사용자 프로필 기반 맞춤화

개인화된 스토리텔링은 사용자의 나이, 문화적 배경, 언어, 게임 경험 수준 등을 고려하여 콘텐츠를 조정한다. 이는 단순히 언어 번역을 넘어서 문화적 맥락에 맞는 캐릭터 설정, 스토리 테마, 상호작용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15]

AI 기반 개인화 엔진은 플레이어의 선택 히스토리를 학습하여 향후 스토리 분기에서 플레이어가 선호할 만한 옵션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거나, 플레이어의 관심사와 일치하는 서브플롯을 더 자주 등장시킨다.[16]


동적 캐릭터 개발

맞춤화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는 NPC(Non-Player Character)들이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 기록을 바탕으로 동적으로 성격과 대화 패턴을 변화시킨다.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와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면, 해당 캐릭터는 더 풍부한 대화 옵션과 개인적인 스토리라인을 제공한다.[15]


결론: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미래 지향적 특성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서사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매체다. 상호작용성, 멀티미디어 통합, 비선형성, 참여적 문화, 개방성, 그리고 개인화라는 6가지 핵심 특징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문화적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만들어준다.

이러한 특징들은 게임 스토리텔링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능동적 참여자가 되어 스토리를 직접 경험하고 창조할 수 있는 독특한 매체로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모든 핵심 특징들을 가장 완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앞으로도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더욱 혁신적이고 몰입감 있는 서사 경험을 창조해 나갈 것이다.


인용

[1] 디지털 스토리텔링, 위키백과

[2] 최혜실, 디지털스토리텔링, 정보과학회지 제21권 제2호, 2003

[3] Joseph Dewey, Interactive Narratives, EBSCO, 2024

[4] 강신규, 디지털 게임과 게임 문화에 관한 연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논문, 2006

[5] Kristine Jørgensen, Doris C. Rusch, Computer Games and Interactive Digital Narrative, Center for Digital Narrative in The University of Bergen, 2024. 01. 24

[6] Lin-Zi Ouyang, 게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와 몰입(Flow)에 관한 연구: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을 중심으로, 디지털콘텐츠학회논문지 Vol.25 No 4, 2024

[7] 최진순, 복잡한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가,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블로그, 2023. 04. 21

[8] Acharya Nagarjuna University editorial team, Digital Storytelling: Unravelling Modern
Techniques in the Digital Age, Archarya Nagarjuna University Blog

[9] Rachael, What is an immersive story? Exploring the power of engaging narratives, Draw & Code Learning zone, 2023. 07. 31

[10] Manpreet Kaur, Digital narratives: Exploring literature in the age of technology, American research journal of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Vol. 10, no 1, 2024

[11] 이명현, 고전문학과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의 개념과 성격, 중앙대학교, KOCW, 2019

[12] I. Mariani, M. Ciancia, J. Ackermann, Interactive Digital Narratives and Counter-Narratives: Systematising knowledge to derive clusters as lenses of observation, The Italian Journal of Game Studies, Vol. 1, No 11, 2022

[13] 태쓰리,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전통적 스토리텔링의 차이점, 네이버 블로그, 2020. 06. 19

[14] M. O. Riedl, V. Bulitko, Interactive narrative: An intelligent systems approach, AI Magazine, Vol 34, No 1, 2013

[15] J. Schell, The Art of Game Design: A Book of Lenses, CRC Press, 2008

[16] G. N. Yannakakis, J. Togelius, Artificial Intelligence and Games, Spring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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