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인공지능(Ai), 철학, 뇌과학, 진화심리학 등 모든 것의 통찰
※ 인문학, 뇌과학, 인공지능(AI), 진화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좋은 책이 있어서 추천드립니다.
『마음의 사회』라는 책을 서점에서 발견했을 때, 생각보다 큰 책 크기에 놀랐고, 두 페이지 분량에 하나의 주제(Chapter)를 담고 있어서, 마치 고등학교 때 수학의 정석을 보는 듯한 구성에 놀랐다. 또한 (중간쯤을 펼쳤을 때) 각 부분의 챕터는, 책 표지에서 말하는 AI 와는 매우 거리가 멀었고, 도대체 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서 구매를 꺼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생 책 반열에 오를 정도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 AI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내가 이 책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 그리고 중간쯤 펼쳐 보았을 때 전혀 AI와 연관이 없는 듯한 내용인데 여러 기관과 과학자에 추천을 받았다기에 오기가 발동해서 이 두껍고 비싼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함부로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어려운 책이다.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며 이 책은 "과학 도서" 부분에 진열되어 있지만 나는 "인문서적과" "과학서적" 사이 별도의 자리에 놓고 싶다.
1) 이 책이 인공지능이란 지식에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절대, 컴퓨터 공학적 책이라는 생각도 버려라! 머리에 힘을 빼고, 첫 장부터 꼼꼼하게 저자 "마빈 민스키"라는 사람의 사상을 받아 드린다 생각하자.
2) 기존의 생각들 중, 인문계 VS 이공계, 전자공학 VS 생명공학과 같이 사상의 칸막이를 없애서 서로 융합되게 하자
3) 이 책에서 말하는 행위자(Agent)라는 개념과 사고의 추적을 가능한 한 세분화해서 생각해 보자.
4) 수학의 정석을 공부하 듯 개념을 세운 다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자
이 책을 펼치기 전 선입견을 갖지 않고, 위 네 가지 사항에 맞추어 읽어본다면, 이 책이 주는 묘미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라 불리고, 이 책을 지은 '마빈 민스키'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또한 이 책은 1985년 발간된 책이다. 뇌과학, 인공지능 이란 개념이 적립되기 전에 이 책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 당신이 짜장면을 한 그릇 먹었다고 하자, 이미 당신의 배 속에서 포만감을 느끼고,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평온함일까? 혹은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는 죄책감일까? 이 책은 당신이 그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마치 고기를 아주 얇게 썰 듯이 나누어 분석을 한다.
배가 고프다 → 배가 왜 고픈 것일까? → 위의 운동이 활발하지고, 새로운 먹을 것을 소화시킬 준비가 되었다 → 어떤 이유로 새로운 먹을 것을 소화시킬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는가? → 혈 중 포도당 농도가 매우 낮다. → 포도당 농도가 낮으면 어떻게 되는가? → 불쾌(우울, 짜증 등) 감을 느낀다 → 불쾌감을 느끼면 어떻게 되는가? → 폭력적으로 변하고, 남의 것을 빼앗고, 우선 입에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이런 식으로 당신의 감정과 마음을 끊임없이 파고든다. 여기서 배경 지식이 되어야 할 사항은 뇌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시냅스의 존재다. 간략히 말해서 세포는 "세포와 세포"간에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마치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오로지 상대방의 손을 움켜쥐는 방법으로 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각 마음의 가장 근본적이며, 최소 단위의 신호체 (ex. 위에서 신호를 만들고, 포도당이 떨어져서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것)가 행위자 (Agent)로 불리며 그 행위자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어떻게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화학에서는 최소 단위를 보통 원자라 본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의 마음의 최소 단위를 처음으로 찾고자 하였으며, 마음의 메커니즘을 다각적으로 다차원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 구조를 매우 많이 모방한다. 우리가 당연히 여기고, 간단한 감정이라 여기는 배고픔. 그 단순함에도 다양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그 메커니즘을 우리가 다 알 필요 없고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못 느끼는 것이었다.
마음의 사회란 이 책에서 말하는 각 행위자가 어떻게 각 욕구의 중요도와 타이밍을 조절하여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가를 설명해 준다.
그 목적이 생존 욕구가 되면 진화심리학에 기반을 둔 것이고, 그 욕구들이 세부 적으로 들어가면 허망한 행위자의 요건일 뿐이라 생각되면 불교의 공사상에 가까운 것이며, 정말 내가 원하는 욕구인가라는 쪽으로 가면 칸트의 정언 명령까지 빠질 수 있는 책이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라 저자를 부르지만, 인간을 창조하는 것에 가장 가까이 간 인문학적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