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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Mar 02. 2020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금융공학

금융으로 세상을 읽는 통찰력 키우기

금융공학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아마 들어 보았다면 재무 전공을 하거나 금융업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경영학을 전공했고, 학부생일 때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이 재무관리였다. 아쉽게도 재무랑 멀어져서 마케팅 쪽으로 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학부생일 때 배웠던 어떠한 과목도 중요하지 않은 과목은 없는 듯하다.  경영학원론 책을 넘겼을 때 첫 구절 "경영학은 학제 간 과학이다."라는 구절은 아직도 감동이며 경영학의 진리다. 기업체에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는 얼마나 경영 전반을 거시적이며, 디테일하게 보는 가가 능력이고 실력이다. 마케팅을 할 때도, 가치 사슬에 있는 회사들의 주가는 물론 현재 우리 회사의 재무 원동력에 대한 최소한의 있어야 윗선과 같은 시선에서 대화가 가능하다. 

 아무튼 지금도 금융업에서 열심히 잘 뛰고 있는 명문대 출신 금융공학을 전공한 분들을 보면 경외감이 든다. 나는 감히 도전 조차 못했던 금융공학이란 분야를 졸업한 지 10년이 되어서야 글이 머리에 들어 옴에 그들의 지적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 이유로  "처음 만나는 금융공학" 이란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은행을 다니는 지인이 선물해 준 책으로, 물론 일반인이 읽기에는 약간의 난이도가 있다. 하지만 재무를 알아야 하고, 주식 투자를 하고 펀드에 가입해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금융 공학"에 대한 개념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금융 공학 이름만 들어도 떨린다. 금융도 어려운데 공학이라는 단어도 붙는다. 영어로 financial engineering이라 한다. Financial은 재무의, 금융의 돈 냄새 풍기는 연상을 하면 될 것인데, Engineering은 기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이미지를 준다. 기계공학은 영어로 Mechanical Engineering이라고 한다. 금융공학도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기에는 통용되는 범위가 너무 넓기에 내가 정의를 하자면
"재무 또는 경제를 기계 장치의 운동 방향을 계산하듯 도식화해서 돌아가는 원리를 파악한 학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초반 부에 금융공학을 공부하기 전에 알아야 할 선행 학문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수학, 통계학에 대해서 알고 있기를 기대한다. 보통 우리가 수Ⅰ 에서 배운 평균, 표준편차 개념을 알고 있으면 되고, 베르누이 시행, 이항 분포 정도 알고 있기를 원한다. 동전을 던저서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오는 것을 시행하는 것 (이율배반(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적 개념), 그것을 분포로 만드는 것이 베르누이 시행과, 이항 분포다. 물론 더 가면 표준 정규 분포도 나오고 하지만, 고 2학년 수준으로 잘 정리해서 접근시킨다. 

 수학과 통계학을 접근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돈이라는 인간의 이기심이 극에 달하고, 신뢰를 확인하기 위해 매우 애쓰는 학문에서 "그냥 그럴 거 같아서요." "제 생각은 그래요." "대강 이쯤 되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거예요."라는 설명은 용서가 안된다.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분석해서 예측을 하고 공통분모를 찾아서 명제를 만들어야 다음에도 적용을 할 수 있다. 그 감(感)을 그래프를 통해서 명제를 만드는 것이 과학이고 그 도구가 수학이다. 물론 사회과학적 성격을 많이 띠고 귀납적 접근 방법을 쓰다 보니 통계학을 사용할 뿐이다. 

 이 책의 장점은 "행동 경제학"의 이론도 충분히 담고 있다는 점이다. "행동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인간은 컴퓨터와 같이 완벽한 이성적 존재가 아니고, 충분히 비 이성적이며 감정적인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주식이 저평가되었을 때 구매하지 못하고, 하락장에서도 본전 생각하면서 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어리석음을 전제로 한다. 다른 말로 수학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상태로 완벽하게 움직이지 못함을 감안한다는 점이다. 어쩌면 과학, 공학이라는 단어와 모순될 수 도 있지만, 그 비이성적 행동으로 인한 경제활동과 결과가 엄연히 존재함을 인정한다. 

 "콴트"라는 금융 프로그래밍을 짜는 (주식에서 말하는 프로그램 매매 포함) 존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금융 공학의 제1 목적은 리스크 분산, 회피다. 물론 수익의 창출도 존재하지만, 명목적으로는 리스크 헷지(Risk hedge)다. 옵션을 가장 먼저 설명을 한다. 콜옵션, 풋옵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자세한 사례를 통해서 2008년 금융위기가 오게 된 상황도 설명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펀드, 공매도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연결시켜 생각한다면, 현재 은행과 금융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조금씩 보이게 될 것이다. 

요새 대기업 CEO를 보면 CFO(Chief Rinancial Official) 출신이 많다. 환율, 회사채 등 기업을 운영하면서 금융 공학을 빼놓고 운영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시대가 왔다. 

좋으나 싫으나 금융 공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개념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입문용으로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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