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이달의 편지
당신의 카톡에 답장을 안하는 이유
by
소나
Dec 13. 2019
요즘 메신저 메시지에 답장하기가 싫다
실례인 줄 알면서도
몇몇은 결국 읽지도 답장을 하지도 않는다
아니,
나는 나름대로 답장을 한 셈이다.
너의 말에 할 말이 없다는 게 내 답이다.
유독 최근에 받은 메시지들은
하나같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먼저 말 걸어놓고 다음 날 답장이 온다.
한 질문 한 대답의 핑퐁이 오가는데 하루가 걸린다.
애초에 왜 말을 걸었는지 의문이다.
불편해하는 걸 몇 번이나 표현했는데도 계속 연락이 온다.
누가 봐도 당신의 이기적인 욕심인데
내가 왜 상대해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누가 회사를 관둔다더라, 이런 일이 생겼다더라,
왜 묻지도 않은 남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주는지.
나랑 친하지도 않은 타인의 일을
내가 왜 알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결국 이 모든 메시지들에
난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씹었다. 모두.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오랜만에 내 생각이 나서 나름 용기내
상관없는 것들을 구실로 연락한 걸 수도 있는데
그 마음을 위해서라도
답장은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늘
시간과 체력을 빼앗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대화를 하고 났을 땐 마음이 노곤해지고
잠에 잘 들 것 같고 약간 뿌듯하기도 한 좋은 여운이 남는데 그와는 반대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힘까지 뺏긴 기분이 들었다.
내 힘을 털어가는 대화들엔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
나는 요즘 어떻고
컨디션은 어떻고
어떤 생각을 하고
지금은 뭘 하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상대도 나도 말하지 않았다.
당신의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날 거슬리게 했던 건
먼저 말 걸어놓고 하루 뒤에 온 답장도
불편한데 계속 오는 연락도
알고 싶지도 않은 남 얘기도 아닌
아무리 누군가와 말을 나눠도
정작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마음껏 나눌 수 없는
일상에 대한 답답함이었나 보다.
이렇게라도 끄적이고 오늘은 잠들어야겠다.
keyword
카톡
연락
대화
16
댓글
8
댓글
8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소나
직업
출간작가
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
저자
2013년부터 일본에서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일상의 생각이나 독서록, 일본에서의 일과 삶에 대해 풀어가려 합니다.
팔로워
153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대자연을 마주하고 드는 생각
어른의 조언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