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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씨 Aug 17. 2019

퇴사 컨설팅에선 뭘 할까? (上)


 자발적 방황러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각자의 이유들이 있다. 방황 끝에 누군가처럼 창업에 성공한다든지 출판한다든지 뭔가 번듯한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냥 적어도 나에 대해 전보다 더 알게 되길 바랬다. 이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삶을 알게 되었고 그 방향으로 하루하루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길 바랬다.


 

 그 목표를 위한 출발점은 진부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아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적확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헌데 대학생 때 나는 취직을 준비할 때 스스로에게 아무런 질문도 던지지 않았다. 그런 여유조차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까. 그저 3가지의 평서문만이 존재했다.


4년 배운 일본어를 써먹고 싶다.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다.
 빨리 돈을 벌고 싶다.

 


 그 결과 일본에서 일하며 돈을 버는 대기업의 영업사원이 되었다. 원한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도 변했는지 그토록 바라던 것들이 다 이뤄져도 잠들기 전 내 마음은 항상 공허했고 심난했고 결국 퇴사했다. 물음표 하나 없던 첫 취직활동 때와는 달리 하루하루가 의문과 물음표 투성이었다.



 남들처럼 퇴사 여행을 떠나 여정 중에서 자연스럽게 답을 찾는 방식은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느꼈다. 내가 먼저 해야 할 것은 내 안에 쌓인 수많은 삶의 데이터들을 의미 있게 정리하는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퇴사를 준비하는 나에게]라는 책을 보며 매일 밤 지금 느끼는 것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정리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를 만나 8번의 컨설팅을 받았다. 내가 부탁한 것은 이 3가지였다.


1 좋아하는 일 / 하고 싶은 일 찾기

2 나의 강점 찾기

3 나의 콘텐츠나 사업 만들기




<퇴사 컨설팅에서 깨달은 것>


1 나를 아는 것은 시험공부와 다르다


 사실 이 컨설팅이 끝나면 어느 정도 나에 대해 알게 되고 앞으로 뭘 할지 대충 감이 잡히겠지?라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게 왜 오만이냐면 나는 그저께 먹은 점심메뉴도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사람이 지난 몇십 년 간 잊고 있던 나를 단기간에 이해하고 바꾸려 했던 것이다. 벼락치기로 만점을 받을 순 있어도 벼락치기로 스스로 납득할 만큼 나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나를 아는 것은 공식을 외워서 답을 내면 끝나는 수학 문제가 아니었다. 끊임없이 가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과학실험과 비슷했다. 일본어를 쓰며 돈을 벌고 싶은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필요한 것 이상의 돈을 벌어보니 행복하지 않았다. 다른 회사에서 지금보다 연봉을 올리기 어려운 걸 알면서도 나는 퇴사했다. 이것으로 하나의 실험 결과가 나온 것이다.


 

 6년 전 내가 원하는 것은 연봉과 대기업 타이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얻고도 퇴사한 나를 보며 내 생활에 필요한 만큼의 돈이 있다면 그 이상의 돈보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일, 능력을 넓히는 일을 더 원한다는 걸 알았다. 그게 지금의 나이고, 행동으로 옮길 만큼 순도가 진한 나라는 것을. 



 나를 이해하는 작업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것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과거든, 현재든 어떤 상황에 부딪쳤을 때의 나의 반응, 생각, 감정, 행동, 이유들을 기억해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기 관찰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7. 퇴사 컨설팅에선 뭘 할까? (下)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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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한 걸로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일본에 갔다. 회사원이 되어 돈은 벌었지만 하루하루 내가 어딜 향해 달려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이대로 계속 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마음이 외쳤다. 서른 하나, 그제야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자발적 방황기를 갖기로 결심한다. 잘 쉬고 잘 자라기라는 나만의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현재진행형 일본 백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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