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교사와 모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저런 업무상 필요한 이야기, 학급 아이들 학부모 이야기 들을 나눴다.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건 나의 바람이고 그들은 굳이.. 라고 생각하는 듯. 뭐 커피라도 하나 사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나때는.. 음. 더 이야기하면 꼰대스럽지?
그런데 교감 선생님, 업무협의회를 꼭 저녁 먹으면서 해야 하나요?
정말 순수한 질문이라고 전제를 잔뜩 붙여서 물어봤다. 그러고 보니 회식에 대한 Z세대의 인식을 들었던 것 같다. 억지로 갈 필요가 없다. 안가면 그만큼의 회식비를 내게 줘라. 뭐 이런 이야기. 아마도 본인은 그런(?) 사람까지는 아니라는 뜻이겠지?
업무협의회는 필요한 회의이니 가급적 근무시간에. 협의회비 지출이 수반되는 협의회가 있을 시에는 식사 시간과 맞춰서. 그러나 본인이 참석안했다고 실비 주는 건 안되고, 협의회비 자체를 쓸 수 없음. 뭐 대충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마음은 좀 불편했다. 혹시 관계맺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건가? 그러면 동료로서의 관계개선은 어떻게 쌓아나가지?
회식이 필수는 아니지만 사회생활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귀찮다는 생각보다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면 어때?
아이들도 학교에서 공부만 열심히 배워가는 게 아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배우고 윗사람에 대한 예절도 배우고. 기본적인 인성의 기틀을 배우기에 굳이 학교에 와서 모여서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면 원격으로만 수업하게? 코로나 세대의 아이들이 사회성 부족한 것도 다 이유가 있겠다 싶다민.
마찬가지 직업으로서 교사도 단순하게 아이들을 잘 교육시키는 데에만 그 존재의 이유가 있을리 없다. 동료 교사와의 관계도 필요하고 직장 윤리, 규범 등에도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비슷힌 다른 동료들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은 이 직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밑거름이 된다.
귀찮기는 하겠지. 목적이 없는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참 불편한게 회식이다. 하지만 나의 힘듦을 이야기하고 이미 겼었던 선배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치유하는 과정. 이런 게 없으면 교사도 지치기 쉬운 직업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회식에 빠지고 싶은 이유를 찾고 싶겠지만, 이왕이면 회식에 참여해서 활용하라고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공동체 생활이 필요한 사회에서 회식이랑 필수불가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