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잉카제국의 가호를 받다
새벽에 계란 프라이를 해 먹으면서 난 기적과
마주했다.
그것은 바로 쌍란!
고대 잉카제국에 샤마르 신은 쌍란을 발견한 자에게
엄청난 행운을 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는 없다.
조금 유감이기는 하지만 샤마르 신이란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쌍란은 인생에서 마주치기 어려운 것이다.
그것이 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나에게 왔다는 건
행운의 징조임에 틀림없다.
쌍란은 구하기 힘들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보물과 같다.
중고거래 마켓에 쌍란 구한다고 만원을 제시해도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계란에 강력한 빛을 비춘다고 하나로 뭉쳐있는 쌍란을
알아볼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계란 안에 공간이
좁아 고밀도로 반씩 뭉친 노른자 두 개는 하나로 보일 것 같다.
그래서 난 오늘 신의 가호를 받아 쌍란을 먹을 수 있었다. 우헤헤.
보통 대형 마트 계란을 선호하는 나에게 이번 인근 동네마트 계란
한 판은 충격이었다. 계란의 상태와 흰자의 탱글함이 고품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쌍란 먹고 계란 장조림을 급히 만들었다.
계란 한 판을 6,480원에 사서
계란 한 알에 216원이고
8알로 장조림을 만들었으니
계란은 총 1,728원어치 들어갔다.
거기에 청양고추 두 개는 990원에 6개 정도 들어있었으니
하나에 165원
두 개 330원
그래서 총 2,058원 계란 장조림이 탄생했다.
이걸로 밥 두 끼는 넉넉히 먹을 수 있으니
정말 생활비 절약이다.
간장과 설탕은 집에 넉넉히 있어서 계산에서 제했다.
나도 나이란 걸 어느 정도 먹으니 젊을 때와는 가치관이 확연히 달라졌다.
물론 나보다 연배가 높은 분들이 세상에 넘쳐나지만
난 이미 대중적으로 소위 나이 좀 먹은 축이란 세례를 이미 받았다.
병원에서 나한테 "아버님~"이라고 부른 간호사분이 계셨다.
난 상처받지 않았다. 그건 지는 것이니까....
뭐가 진다는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여하튼! 나이를 먹으니 세상 소중한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오늘 먹은 계란 프라이, 간장계란은 물론이거니와
이 겨울에 온수를 쓰며 샤워를 한 것.
원두커피를 마셨던 것.
모든 게 소중하고 감사하다.
과거 젊은 날의 허황된 꿈이나
시답잖은 짝사랑으로 마음 아파하던 걸 생각하면....
소름 돋는다. ㅡ,.ㅡ;;
하지만 젊었을 때라 그런 것들에 휩싸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꼭 쓸모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관점에서는 다 별 게 아니었다.
모든 건 다 썩고, 늙으며 사라진다.
못 이룬 꿈이나 사랑보다
그것에 마음이 팔려 다른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지 못한 게 후회된다.
하지만 오늘 쌍란이 나왔으니 오늘은 그걸로 만족한다.
이제 다시....
자격증 공부나 해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