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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평범했던 어느 하루의 고백

<황홀한 글감옥, 4주간의 글쓰기 #06.>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가 1지망 학교에 배정되었습니다. 와이프가 미팅 중에 전화가 와서 뭔일인가 했더니 축하 파티를 하자더군요. 그래서 아주 오래간만에 딸아이가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집에 가니 와이프가 비록 두어 포기지만 김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요. 고양이 네 마리는 저마다 따뜻한 이불과 바닥 하나씩을 차지하고 잠을 자고 있었어요. 고양이 똥을 치워달래서 개운하게 새 모래로 갈아주었습니다.


평범한 것은 소중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그토록 갈망하던 가족의 하루일 수도 있으니까요. 새벽에 아내의 얼굴을 보니 그동안의 피로가 묻어 있었습니다.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새벽 4시 49분, 아주 평범하지만 소중한 이 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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