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습니다. 아침 8시에 시작한 이사가 정리까지 끝내고 보니 오후 6시가 되었네요. 물론 장농, 옷장, 식탁, TV 등 새로 사야할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집의 구조가 많이 달라졌거든요. 그래도 하룻밤 자보니 훈훈하니 느낌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주인 아저씨 인상이 너무 좋네요. 이 또한 겪어보아야 하겠지만요.
포장이사는 총 4분이 와서 수고해주셨어요. 모두 좋으신 분들이었습니다. 팀웤도 좋아 일이 착착 진행되면서도 누구하나 싫은 소리를 안하더군요. 가장 인상적인 분은 조선족인지, 탈북민인지 모를 한 분이었습니다. 세탁기부터 침대 조립까지 매번 우릴 불러서 문제와 해결법을 상세히 설명해주셨어요. 그래서 와이프가 따로 불러 팁을 드리기까지 했습니다.
집은 공간이지만 그곳을 채우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까탈스럽고 욕심으로 가득했던 지난 집을 떠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행복합니다. 와이프는 주인 등살을 걱정해 전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모든 과정을 제가 직접 처리했습니다. 이사는 포장이사를 맡겼는데 신경은 와이프가 다 쓴 듯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누룽지 백숙을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율동공원이 있습니다. 근처 맛집들을 하나씩 섭렵하다 보면 2년이 후딱 갈 것 같아요. 고즈넉한 동네, 학교를 끼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넓은 주차 공간, 넓고 깨끗한 편의점이 두 개나 가까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와이프는 그새 맨발로 태권도를 배우러 가는 2층 꼬마와 인사를 텄습니다. 하여간에 친화력은 갑이에요. 열심히,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