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으면 귀여운 알람이 뜬다. '1밀리가 적립되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나는 더욱 열심히 밑줄을 긋고 감동적인 책의 구절을 공유하곤 한다. 이게 뭐라고. 1밀리가 뭐라고.
와이프가 뭔가를 하면 10원을 적립해주는 앱을 자랑한 적이 있었다. 6,000보 걷기 였던가? 바람처럼 가벼운 10원을 모아 모아 커피 쿠폰을 받았다고 신나 했다. 그게 뭐라고. 아내는 그게 그렇게 흐뭇하고 기뻤던 것일까.
크고 거대한 일만 있을 것 같은 인생도, 그 행복의 순간을 미분처럼 쪼개보면 아주 작고 사소한 기쁨과 행복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건 보려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그래서 그렇게 사소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것은 아닌지.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사람들은 그 '사소한' 매력에 천착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미묘한 언어의 차이, 미묘한 음감의 차이, 미묘한 관계의 차이를 느끼고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 나는 조금 더 그 사소함에 민감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