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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벌레가 아닌, 나비로 살고 싶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분을 꼽는다면 보리출판사의 윤구병 전 대표다. 이 분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 회사는 하루 8시간 근무에서 6시간 근무로 줄이는 이슈를 가지고 내부 논의 중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몇몇 회사에서 조금씩 논의가 시작되고 있으니 10여년 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혁명적이다 싶다. 물론 보리출판사는 지금도 건재하다. 심지어 암 투병 중이었던 윤 대표님도 여전히 한겨레에 칼럼을 쓰고 계시다.


그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이 '모두의연구소' 김승일 소장이다. 이 분과 인터뷰했을 때 불꽃이 튀는 기분이었다. '경쟁은 나와 하는 것이다, 남과 하는 것은 상생이다' 이 말이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 모른다. 평생 경쟁만 하며 살아오다 보니 이 말이 주는 진짜 의미를 이해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물론 이 분이 경쟁을 아예 없애자는 취지로 이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경쟁 일변도의 문화가 만든 폐해를 강조하고자 함이겠지. 아무튼 이런 신선한? 생각을 하는 분이 회사를 만들고 투자까지 받는 것이 지금도 잘 믿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혁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치열한 자기 성찰과 질문, 그리고 그 답을 찾으려는 열정어린 도전에서 오는 것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답도 찾을 수 없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는 질문을 10년 이상 던지고 있다. 그 답으로 '스몰 스텝'이란 답을 찾았다. 그 다음은 개인을 넘어선 회사의 '브랜딩'으로 그 답을 찾고 있다. 다행히 시대정신고 맞물려 돈을 받으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아무런 변화도 성과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일상의 아주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면 내 삶은 물론 타인의 삶까지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처럼 화성에 가고 싶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꼭 대학에 가야 할까? 꼭 대기업에 입사해야 할까? 꼭 서른 평 아파트에 입주해야 할까? 라는 질문만 던져도 세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나의 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빠져나와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는 애벌레와 나비가 나온다. 하늘에 위에 아무 것도 없지만 기둥을 쌓으며 경쟁하듯 위로 올라가는 애벌레들, 그 옆에서 고치를 만들고 결국 나비가 되는 애벌레들... 나는 그중에서 정말로 나비로 살고 싶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나답게 살고 싶다. 나만의 답을 찾고 싶다. 그리고 그들의 답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진짜 행복이고 성공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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