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1900년대 까지도 가장 인기 있는 조리용 기름이 ‘라드’였습니다. 이 라드는 다름아닌 돼지기름을 말합니다. 풍미가 좋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죠. 그 다음으로 인기 있었던 것은 버터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좀 더 고열로 가열할 수 있는 것을 기버터라고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코코넛 오일이나 팜유가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모두 일종의 포화지방들입니다. 이 지방들은 화학적으로도 안정화되어 있어 열을 가해도 괜찮은 것들이죠.
서양 사람들은 예로부터 다양한 기름을 즐겨 먹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물성 기름 외에 면실유가 있었습니다. 이 면실유는 다름아닌 목화씨에서 추출됩니다. 목화씨에서 얻은 면을 가공하면서 만들어지는 찌꺼기 기름이 바로 면실유인 것이죠. 일종의 페유인 셈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름은 오랫동안 비누 원료나 램프용으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마저도 쓸 사람이 없으면 동물 사료로 쓰이거나 버려지곤 했죠. 독소가 있어서 사람이 먹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800년 대 후반, 이 면실유에서 독소를 탈취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즈음 전기가 가정에 전기가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쓰임새가 사라진 면실유는 비닐로 만들어지거나 화학비료, 혹은 동물 사료로 쓰이게 되었죠. 그런데 이 면실유를 식용으로 만든 회사가 등장합니다. 바로 생활용품 회사로 유명한 P&G입니다. 이 회사가 면실유를 고체로 만들어 라드와 같은 식용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름을 우리는 경화유라고 부릅니다. 이 기름은 패스츄리나 치즈파이, 애플파이와 같은 빵을 만드는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트랜스 지방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식물성 기름이 열에 약할 뿐 아니라 산폐가 잘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포화지방은 탄수와 수소로 구성되어 있죠. 이 때 탄소는 4개의 팔을 가집니다. 여기에 수소가 하나씩 연결되어 포화지방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 수소가 한 개 부족하면 팔이 하나가 남아 탄소랑 이중 결합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결합은 불안정한 결합의 형태를 띱니다. 이것을 우리는 불포화 지방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불완전한 구조 때문에 불포화지방은 활성산소 등에 의해 쉽게 공격당하고 파괴당합니다. 그런데 이를 안정화시키려면 수소를 하나 추가하면 됩니다. 이 때 불포화지방은 포화지방이 되면서 고체로 변하게 되되죠. 일종의 마가린과 같은 형태가 됩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안정된 지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안정화된 포화지방, 즉 기름은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G는 이와 같은 혁명적인 방식으로 면실유를 가공해서 먹을 수 있는 기름으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100% 식물성 기름으로 홍보하기 시작했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트랜스 지방의 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