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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3가지 방법

어제 스몰 스텝 단톡방에서 특강이 있었다. 화장품 회사에서 클레임 전문가로 일하다가 우울증으로 고생하셨던 분의 생생한 경험담이 펼쳐졌다. 뜻밖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고, 특강 외에도 추가적인 소통이 한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그 얘기를 듣고 있다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그래서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를 3가지 정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당장 '그곳'을 나오라!


내성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의 나는 언제나 조직 생활이 힘들었다. 아래 위로 평범치 않은 분들과 일하다보니 내 자존감은 바닥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미련스럽게도 참았다. 가장은, 어른은 원래 그래야 하는줄 알았다. 그렇게 7년을 참다보니 우울증을 넘어 공황장애까지 왔다. 그러나 세상엔 참을 일이 있고 피할 일이 따로 있는 법이다. 당신을 힘들게 하고 있는 사람, 직장, 환경이 있다면 당장 그곳을 박차고 나와라.


애 둘 딸린 아빠가 직장을 나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당신을 판단하고 재단하고 혹은 가스라이팅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일부다. 아주 소수다. 나는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회사 생활할 때보다 다섯 배를 번다. 같은 결과물을 가지고도 인정받고 칭찬받는다. 그게 과한 나머지 체중이 20키로나 불었다. 하지만 우울보다는 비만이 낫다. 부디 바라건대 당장 그곳을 빠져 나와라. 당신을 존재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과 직장을 찾아나서라.



2. 당장 병원에 가라!


착각하지 마라. 우울증은 인간 의지의 문제도 아니고 나약함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병일 뿐이다. 내가 약을 안 먹고 이겨내려고 아둥바둥거리자 의사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내게 한 적이 있었다.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의지로 고칠 겁니까?' 나는 이 말을 듣고 마치 뒷통수를 크게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우울증은 병이다. 신경계통 호르몬의 장난이다. 약을 먹으면 정말로 좋아진다. 비록 보험 가입은 어렵겠지만 병원에 가라. 실력 좋은 의사를 만나라. 의지로 부러진 다리를 고치는 신통방통한 재주를 가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3. 스몰 스텝을 하라!


우울을 이겨내는 유일한 비약물적 처방은 '작은 성공'이다. 우울증은 자존감이 바닥을 친 결과로 온다. 하지만 세상에 당신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응원할 사람은 당신 뿐이다. 가족도 지친 당신을 어찌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입에 발린 응원은 원치 않을 것이다. 어제 만난 강사는 보리 새싹을 키웠다고 했다. 물만 주어도 한뼘씩 자라는 새싹을 보며 '성공'이 주는 기쁨을 누렸다고 했다.


나는 7년 째 매일 아침 세 줄의 일기를 쓴다.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영어 단어 5개를 외운다. 감사 일기를 쓰고 반드시 한 편 이상의 글을 쓴다. 이런 작은 습관을 내 일상으로 가져온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작은 성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일 스무 개의 스몰 스텝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세상에 어느 누가 매일 스무 번 이상 성공의 기쁨을 맛보고 있을까? 그게 바로 나다. 이게 바로 스몰 스텝의 힘이다.


물론 증상이 심각한 분의 경우는 이런 스몰 스텝 조차도 버거울 것이다. 하지만 죽으면 안된다. 살아야 한다. 살면서 누리고 배우고 즐길 것이 얼마나 많은데 우울의 늪에 빠져 있어야 하나. 숨 쉴 힘만 있다면 일어서자. 보리 새싹이라도 키우자. 하루 한 쪽의 책이라도 읽어보자. 나는 나이 마흔 다섯에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우울 너머의 세상이다. 나는 우울한 당신이 그 세상을 바라보기 원한다. 그러니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지금 이 순간도 어느 누군가는 우울할 틈도 없이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 나처럼 당신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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