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SNS 글쓰기의 '왕도'를 알려드릴께요


SNS에 글을 쓰다 보면 깨닫게 되요. 내가 심혈을 기울여 쓴 글은 외면당하고, 농담처럼 올린 글은 '좋아요' 세례를 받는 일이 생기거든요. 좋은 글은 언젠가 사랑받겠지, 라는 생각과 내 글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 사이에서 방황하게 됩니다. 책도 마찬가진 것 같아요. 잘 팔려서 좋은 책인지, 좋은 책이라서 잘 팔리는 것인지, 내용이 별로여서 안 팔리는지, 안팔리니까 별로인 책인지 헷갈리게 되요. 이건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일 거에요.


그런데 오래도록 글을 써보면 알게 되요. 결국엔 내용이 좋으면 잘 팔릴 '가능성'이 높아져요. 여기서 좋은 내용이란 재미, 감동, 정보 같은 거에요. 하지만 가능성이 높다는 건 확률의 문제이고, 이 확률은 결국 운과도 닿아 있죠. 우리가 관여할 수 없는 세계가, 이유가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꾸만 조급만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글을 넘보게 되요. 그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흉내 내죠. 하지만 분석을 통해 그 사람의 성공을 카피할 순 없을 겁니다. 언제나 성공은 우리가 모르는 여러가지 이유들을 숨기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싶은 글을 쓰다가 문득 문득 멈춰가게 되요. 좋은 글이란 발신인과 수신인이 맞닿아야 하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이 될 때 비로소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글로 다시 태어나니까요.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써서도 안되고, 그들이 읽고 싶은 글만 써서도 안되요. 이게 글쓰기의 어려움이고, 마케팅의 어려움이고, 브랜딩이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요지가 뭐냐구요? 일단 내가 아는 것, 좋아하는 것, 때로는 열광하는 것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관객 없는 버스킹일 수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SNS를 합니다. 내 마음을 울린 그것이 타인의 마음도 울릴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이죠. 그래서 여러가지 주제의 글을, 형태의 글을, 목적의 글을 써보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도전합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내가 잘 쓸 수 있는 소재와 메시지의 교집합을 찾기 위해서죠.


나는 좋은 글이란 '경험'에서 온다고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그 경험에서 길어올린 깨달음만큼 생명력이 긴 글은 다시 없다고 봐요. 그런데 그 경험이란게 내가 세상과 조우하는 방식입니다. 도전이 없으면 깨달음도 없어요. 펜을 쥐고 머리를 싸맨다고 좋은 글이 나오는 일은 없는 겁니다.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품습니다. 뻔한 생각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고민해요. 그리고 써봅니다.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글쓰기에 도전하곤 하죠.


페이스북만 해도 그렇습니다. SNS에 올린 글들은 철저히 회사의 로직을 따라요. 내 글이 노출되는 확률은 그들의 손 끝에 달렸죠. 하지만 그걸 이겨내는 방법은 따로 없어요.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써내려갈 뿐이죠. 때로는 고집을 부려야 하고, 때로는 시류와 트렌드에 순응해야 합니다. 마치 바다에 그물을 내리는 어부처럼, 오랜 경험과 끈기에 매달려야 하죠.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있습니다. 글쓰기를 즐겨야 해요. 아무런 댓가 없이도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목적이 결과가 아닌 그 자체가 될 수 있도록...

매거진의 이전글 종각역 비빔국수와 일상의 황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