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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사세, 세 번째 수업을 마치고...

밤 9시 30분, 브사세 3강을 마쳤다. 겨우 1시간 짜리 무료 줌 수업일 뿐이지만 마칠 때마다 탈진이 된다. 집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 강남역까지 택시를 탔다. 그런데도 나는 쉬지 못했다. 강의안을 올려달라는 수강생들이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만은 한없이 기쁘다. 그날 아침 새벽 4시에 일어나 강의안을 보고 또 보았다. 2시간 먼저 강의장이 있는 CBS 건물에 도착했다. 내용은 충실한지, 더 재미있는 소스는 없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래도 마음 속 부담과 걱정은 가시지 않았다. 열 분 정도는 올까? 강의가 재미없으면 어떻하지? 그래도 킵 고잉이다. 나는 앞으로 24개의 브랜드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이제 겨우 3강을 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강의를 왜 하는 것일까? 지난 강의 영상은 판매도 하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 들이는 노력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강의를 이어갈 것이다. 이미 340여 명과 이 수업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수업을 듣는 분도 계실 것이다. 브랜딩은 어렵다. 예전엔 물건을 만들고 가게를 열기만 해도 장사가 되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경쟁자들 가운데서 매일매일 숨가쁜 생존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브랜딩은 그러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는 다만 이 브랜딩이라는 솔루션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나는 그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제 함께 공부한 책은 엘레멘트 최장순 대표가 쓰는 '본질의 발견'이라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은 초반 도입부가 쉽지 않다. 언어학과 출신의 최 대표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도 신중하게 쓰는 사람이다. 사실 조금 어렵다. 하지만 나는 내 식대로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하려 애를 썼다. 최근 알게 된 브랜드 사례를 섞어가며 열강을 했다. 고작 1시간 수업인데 목이 쉴 정도다. '우렁차다'는 수강생들의 평가가 나온 것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 이렇게 글을남겼다. 다 쏟아부었다고. 실제로도 그랬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어려운 말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다소 깊이가 없어보이더라도 좋다. 나는 그게 가장 나다운 방식이라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세바시랜드의 수업 리뷰를, 그리고 여러 개의 단톡방에 올라온 톡들을 읽는다. 감격적인 댓글들이다. 내가 진짜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내가 가진 지식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수업이 무료라고 가치까지 무료인 건 아니다. 나는 이 수업을 통해 만날 인연들, 쌓일 지식들, 만들어질 기회들이 결코 작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언젠가 엄청난 브랜드의 대표가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 날 그때의 수업으로 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런 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나는 벌써 다음 번 수업을 준비한다. 그 수업엔 더 많은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다시 없을 마지막 수업인 것처럼. 그리고 그 날은 새벽부터 일어나 전전긍긍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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