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랜딩'에 관한 강의를 할 때 가장 먼저 '정의'를 먼저 이야기하곤 한다. 그렇다고 딱딱하게 얘기하진 않는다. 티파니에서 만든 은반지가 강남역 액세서리 샵의 은반지보다 왜 10배, 100배가 비싼지를 먼저 묻는다. 고장 잘 나기로 유명한 할리데이비슨이 왜 그렇게 사랑받는지, 심지어 문신까지 새기는지를 청중들에게 묻는다. 사실상 쓰레기로 만든 '프라이탁' 가방이 4,50만원에 팔리는 이유를 묻는다. 그러면서 브랜드란 쓸모 이상의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싼 값을 치룬다고 말하곤 한다. 이런 욕구가 브랜드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라고 말하면 중학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듣는다.
한명수 이사님은 언제 보아도 유쾌하다. 사진 한 장도 그냥 찍는 법이 없다. 심지어 스브연 특강 섭외를 위해 보낸 페북 메시지 하나도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그런데 그가 왜 이런 톡톡 튀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최근에 쓴 책을 읽고 알았다. 그는 먼저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엄마와 싸운 후 현관 입구에 적어둔 딸의 메시지?를 이야기한다. 그때 정말 행복했노라고. 그것이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며 뛸듯이 행복했던 그때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그저 튀기 위해 이모티콘과 웃음 표시를 남발하는 문자가 아닌 것이다. 나는 이렇게 '정의'에 집착하는 것은 글쓰기든 디자인이든 마케팅이든 브랜딩이든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매월 두 번, 격주마다 세바시 랜드를 통해 브랜드 강의를 한다. 1년 24강이 목표인데 벌써 7강을 했다. 강의 내용은 마케팅과 브랜드에 관한 고전들이 텍스트다. 거기에 내가 가장 최근에 경험했던 브랜드의 사례를 섞어 이야기한다. 60년, 70년 전의 해외 사례를 가지고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건 아무래도 공감도 어렵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된 책을 강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한 가지다. 이 모든 지식의 출발적이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마케팅은 왜 필요해? 브랜딩은 진짜 필요한거야? 이런 질문을 던지면 우리가 배워야 할 지식들이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브랜딩 책 한 권 읽지 않고도 어마어마하게 브랜딩을 잘하는 브랜드들을 얼마나 많이 만나는지 모른다. 그러나 Why에 대한 이해가 더해진다면 그 브랜드들은 날개를 달 수 있다. 이론과 실제가 교차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 그것이 내가 굳이 브랜드에 관한 이론을 함께 공부하는 진짜 이유다.
나는 머리가 나쁜 편이다. 그래서 브랜드 전문지에서 일하는 7년 동안 서러운 일도 많이 당했다. 천재에 가까운 상사와 똑똑한 후배들 사이에서 치이며 일하다보니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우울은 만성이 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때 배운 지식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머리가 나쁜 사람이 10년 넘게 고생하며 배우다 보니 서당개처럼 풍월을 읊을 수 있게 됐다. 나는 절대 내가 이해하지 못한 지식을 전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이해한 지식은 중학생도 쉽게 알아듣곤 했다. 나의 가장 큰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지식을 쉽게 전달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본질'과 마주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사랑이란, 음악이란, 예술이란, 심지어 마케팅이란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이 모든 주제를 꿰뚫은 진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 지식들은 쉽고 또 서로 서로 맞닿아 있다. 이 모든 지식의 본질은 결국 꼭대기에서 다 만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 남다르게 일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한명수 이사가 쓴 '말랑 말랑 생각법'을 반드시 읽어보자. 남충식 이사가 쓴 '기획은 2형식이다'를 함께 읽는다면 더욱 좋다. 나는 길거리를 걷는 동안에돈,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항상 창 밖의 간판을 즐겨 읽는다. 그들은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고 싶은 식당을, 학원을, 병원을 만나곤 한다. 그러면서 톡톡 튀는 간판을, 슬로건을, 메시지를 만난다. 그리고 알게 된다. 크리에이티브란, 커뮤니케인션이란 결국 우리의 일상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는 것을. '말랑 말랑 생각법'은 이렇게 본질에 닿아 있으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크리에이티브를 이야기한다. 중학생도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어렵고 복잡한 책 부럽지 않은 진짜 지식을, 경험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해진다. 진짜 행복을 아는 사람이 책을 쓰면 이렇게 된다.
* 스브연 5월 초청 특강에서 한명수 이사님을 직접 만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