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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과 마케팅,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위대한 일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를 발명한 회사는 네슬레다. 맛은 크게 차이 없으면서도 편리함을 극대화한 인스턴트는, 그러나 초기에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 주부들이 이 제품을 카트에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커피를 직접 내려먹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이런 커피를 산다는 것 자체가 주부들에게 두려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주부들은 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커피도 내리지 못하는 게으른 주부로 낙인 찍힐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네슬레는 이런 위기를 어떻게 넘어섰을까?


햇반도 비슷한 위기를 겪었다. 온갖 고비를 넘긴 후에 실제의 밥맛을 재현한 즉석밥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사지 않았다. 아주 급한 경우에 끼니를 해결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지 실제 밥을 대신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엄마의 밥맛이라는 광고와 캠페인을 전개했다. 비상식이 아닌 일상식으로 인식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앞서 얘기한 네슬레도 비슷했다.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을 등장시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크린토피아는 유독 와이셔츠를 맡기는 사람들이 많다. 자주 세탁해야 하지만 세탁비는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브랜드도 초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 와이셔츠는 직접 다려야 한다는 주부들의 고정 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린토피아는 의도적으로 와이셔츠를 매장 앞에 걸어두기 시작했다. 와이셔츠를 맡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후 크린토피아는 폐업률이 가장 낮은 브랜드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런 사례는 브랜딩과 마케팅의 영역에서 가장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스토리다. 그러니 마케팅을 단순히 특장점을 제시해서 물건을 많이 파는 홍보나 판촉의 과정으로 이해해선 안된다. 사람들의 오래된 고정 관념을 넘어설 수 있을 때 그 브랜드는 시장을 재편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곤 했다. 지금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우리 주위에는 가던 길만 가고 먹던 것만 먹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마케터와 브랜더는 혁명가가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사람,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이런 마케터, 브랜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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