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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 6. '컨셉'이란 무엇인가

1. 아사히야마 동물원


‘동물원’이란 단어를 잘 보렴. 움직일 ‘동’, 사물 ‘물’, 뜰 ‘원’이잖아.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원은 정물원이야. 동물들이 풀죽어서 꼼짝도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구경하는 아이들이 동물들 움직이라고 돌을 던지고 새장을 마구 흔들기도 하잖아. 그런데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다양하게 보도록 설계했거든. 아사히야마 동물의 컨셉이 뭐냐면 ‘행동 전시’야. 동물들이 야생의 습성대로 움직이는 걸 보여준다는 것이지.


2. 백화점


물론 신세계에서 사든, 현대백화점에서 사든, 롯데백화점에서 사든 물건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어. 그런데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잖아. 슬로건의 역할도 이와 같아. 롯데백화점에 올 때마다 고객의 쇼핑 행위 하나하나를 ‘의미(Lovely Life)’로 엮고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를 부여한다면, 애착이 더 생기지 않을까.


3. 노티드


노티드란 브랜드의 뜻이 뭐야? Knotted, 매듭으로 엮는다는 거지. 소셜미디어란 것도 결국 연결이고, 요즘의 키워드가 커넥션, 연결이잖아. 그걸 ‘노티드’라고 썼네. 그럼 무엇을 묶는 걸까? 이준범 대표에게 직접 물어보니 “고객과 공간을 엮고, 케이크와 커피를 엮고, 사람과 사람을 엮고, 여타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것”을 뜻한대. 매장에 가면 그 컨셉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예쁘고 맛있는 도넛(먹기)과 인스타그래머블한(꾸미기), 인테리어 공간(머물기)이 제공하는 생동감 넘치는 놀이터(쉬기), 다양한 굿즈와 반갑게 맞아주는 슈가베어(즐기기) 등이 끊임없이 사람들을 줄 서게 만들지.


4. 나이키


나이키는 컨셉을 잡아가는 과정을 거쳐 도전(challenge)이라는 단어를 잡았잖아. 그런데 이것이 우리의 오감으로 와닿아야, 즉 퍼셉션으로 바뀌어야 임팩트가 생겨. 그래서 메타포로 표현한 별칭, 즉 슬로건으로 ‘just do it’을 택했지. 애플은? 창의력이라는 컨셉을 ‘Think different’란 메타포로, 이런 식이지.


5. 클로락스


클로락스는 1913년에 미국에서 최초로 나온 표백제로 단연 시장을 선도했찌. 컨셉이 ‘더 하얗고 더 밝게(Whiter & Brighter)’니까 아주 분명하잖아. 그런데 빨래할 때 쓰는 제품이니 세탁세제도 만든 거야. 이건 성공하지 못했어. 왜 그랬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무의식 중에 클로락스로 세탁하면 색이 빠진다고 생각했을지 몰라. 나중에 나온 섬유얼룩 제거제나 화장실 청소액, 배수구 클리너 등은 모두 잘나갔거든. 하나같이 ‘더 하얗고 더 밝게’라는 컨셉에 부합하는 제품들이야.


6. KFC


브랜드가 중요한 것은 어떤 브랜드를 들었을 때 딱 떠오르는 이미지(image) 때문이야. 심리학 용어로는 퍼셉션(perception), 마케팅 용어로는 컨셉(concept)이라 하지. KFC 치킨 먹을 때 켄터키주를 떠올려본 적 있어? 없지. 그런데 ‘KFC’ 하면 커넬 샌더스를 비롯해 떠오르는 냄새와 기억이 있잖아. 이처럼 어떤 브랜드를 말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의 총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브랜딩의 핵심이야.


7. 업의 본질


일단 본인의 사업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고착개념이 뭔지 생각해봐. 그리고 그걸 무조건 부정해봐. ____________은 ____________가 아닙니다. ____________입니다. 그러면 업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어. 그리고 본질을 찾는다는 것은 자기 나름으로 브랜드를 정의하는 일이기도 하지.


8. 그래서 컨셉이란?


브랜드란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필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때 더욱 더 선명하게 고객들에게 각인된다. 그렇다면 이런 가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바로 업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모든 화장품이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깨끗함'을 제안해보라. '내일의 기대'를 제안할 수도 있다. 이렇게 원래이 업이 가진 본질에 딴지를 걸어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고 표현해서 고객들에게 인식시키는 과정이 바로 '브랜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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