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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강소기업은 어떻게 롱런할 수 있었나?

- The interview with 논픽션 작가 홍하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느 나라에 있는 어떤 기업일까? 정답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건축 회사 ‘곤고구미’이다. 서기 578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무려 1,43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일본에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가게가 아홉 개나 있으며 그 중 다섯 개가 교토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뿐 아니다. 확실한 집계는 없지만 교토에는 300년 이상 된 가게만도 최소한 수백 개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스럽게 그 비결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 궁금증은 닌텐도, 교세라, 무라타, 와코루, 일본 전산 등 이른바 교토에 있는 세계 1위의 강소 기업들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원래 화투를 만들던 닌텐도처럼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의 생존력과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이들은 어떻게 그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러한 경쟁력과 브랜딩 간에는 또 어떤 관계가 잇는 것일까? 지난 30년 간 100여 회 이상 일본을 오가며 현지의 기업들과 가게를 취재한 홍하상 대표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들어보았다.


1,000년의 역사가 만든 교토식 상법의 비밀


교토에서 가장 오래 된 가게는 서기 771년에 창업한 혼수용품 가게 '겐다'로 그 역사가 무려 1,338년에 이른다(물론 현재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그 뒤를 서기 790년에 세워진 부채 가게 '마이센도'와 889년에 창업한 불교 용품점 '다나카' 등이 따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자신들의 창업 연도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남아 있지 않은 가게까지 합치면 1,000년 이상 된 이러한 가게의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교토가 1,100년 간 과거 일본의 수도였다는 데서 오는 유별난 자존심과 책임감, 그리고 이같은 자부심에서 나온 상인정신이 만든 고유의 상법이 존재한다. 이를 '교토식 상법'이라 부르는데 독창적인 경영 기법을 가진 강소기업들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교토식 상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 속에 1,000년을 이어온 경영의 비밀이 혹 숨어 있지는 않을까?


Q. 교토 지방의 1,000년 역사는 이른바 '교토식 상법'을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교토식 상법'이란 무엇을 발하는가?


교토식 상법은 한마디로 당대 최고를 지향하는 것이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그 핵심이다. 값싼 1,000엔 짜리 된장 한 봉지라도 좀 더 좋은 맛, 좀 더 보기 좋은 디자인, 좀 더 나은 친절을 위해 100년이고 200년이고 노력한다. 물론 이를 위해 재료, 디자인,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에 따라 제품의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높은 가격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교토의 상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100년이 A/S를 보장한다. 쥬신야의 빗이나 이치하라의 젓가락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제품을 고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이러한 전략이 필수적이었던 셈이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높은 품질의 제품의 교토 사람들 특유의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대기업들이 즐비한 도쿄를 부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무시하는 경향까지 있다.


Q. 오랜 전통을 가진 교토의 가게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전통을 고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교토 가게들의 '혁신'이 서구의 대기업들이 추구하는 일반적인 '혁신'과 구별되는 다른 점은 무엇인가?


서구의 혁신이 기술 중심이라면 교토의 기업들이 선택한 혁신은 기술과 정신을 동시에 혁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혁신을 전혀 새로운 생각에서 찾으려하기보다는 면면히 이어져오는 정신을 담은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토에 있는 270년 전통의 고노다야에서는 기모노의 허리띠인 오비를 만든다.


직접 만난 66세의 야마구치 겐베에 사장은 12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조상들이 만든 오비를 본다고 한다. 워낙 역사가 오래 되다 보니 그 중에는 상품화가 되지 않은 제품들이 500여 종을 헤아린다. 야마구치 사장은 이러한 제품들에 현대적인 아이디어와 감각을 접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자신들의 전통 속에서 독창적인 혁신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Q. 이들 교토 가게들의 혁신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혁신'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교토의 많은 가게나 기업들이 시장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만년의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는 왜 이런 가게들이 사라졌다고 보나?


교토의 가게들은 최소한 100년, 때로는 1,000년을 내다본다. 그리고 자신의 대에서 승부를 보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에는 '한탕주의'라는 말 자체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이러한 긴 안목을 가진 가게 왜 드문 것일까? 일제 강점, 한국전쟁 등 너무나 많은 정변과 전쟁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여타 선진국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빠른 기간 내에 수익을 내서 잘 살고 싶어하는 열망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게든 기업이든 자신의 대에서 모든 성공을 다 이루려고 조바심을 낸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확장에 욕심을 내게 되고 자연스레 가게나 기업들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온 것이다.


교토식 경영, 최고의 강소기업을 만들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일본 역시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뤄온 나라이며 근대 들어서는 외세의 영향 역시 적지 않게 받은 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때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집요할 정도로 말살해버린 반면 서구의 열강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자국의 전통을 그토록 중시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를 대했다면 지금의 우리 모습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러한 일본의 전통은 독일과 대만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강소 기업을 만들어냈다. 특히 교토에 있는 닌텐도, 교세라, 일본 전산 등의 기업들은 일본 내에서도 최강으로 통한다. 이들은 과거의 교토식 상법을 존중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지난 1,000년 간 교토의 상인들이 만들어 놓은 교토식 상법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부정하는 이들의 경영방식을 교토식 경영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해진 교세라다.


Q. 현대의 많은 기업들이 규모를 통해 경쟁력을 확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세라와 같은 교토의 강소기업들은 조직을 잘개 쪼개서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이러한 경영방식의 장, 단점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교세라는 익히 알려진대로 아메바 경영을 통해 회사를 3천 개의 아메바 조직으로 쪼개고 독립채산제를 시행했다. 그리고 이 작은 조직들이 저마다 이익을 내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교토의 가게들이 가진 작은 규모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대기업으로서 규모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하지만 전체 규모로 보자면 매출 13조 정도로 글로벌한 대기업이라 볼 수 는 없다. 이것이 아메바 경영의 한계이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100조 이상의 규모를 만들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교세라는 억지로 규모를 확장하는 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울 선택했다. 교토의 많은 강소기업들이 완제품이 아닌 전문 부품을 개발하는 업체인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치 않다.


Q. 교토의 기업들이 이러한 선택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성장보다 지속가능한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을 유지해야 했고, 그때문에 규모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밥 가게인 이요마타의 경우 교토에 살다가 미국에 이민 갔던 사람이 30년 만에 이 가게를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시 일본에 돌아와 먹어보니 그 맛이 30년 전과 같았다. 이요마타의 손님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이 맛이다. 그래서 이 가게는 맛을 지키기 위해서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았다. 이 맛을 지켰기 때문에 지난 400년 간 존속할 수 있었고 앞으로 400년을 더 운영하기 위해서도 맛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익보다 천년 이상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 기업들이 강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정신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교토 기업들은 경쟁자를 대하는 자세에서도 차이가 있다. 교토에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있다. 그래서 동종 업계의 라이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토 클러스터라는 독특한 기업간의 상생 관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하면 경쟁자를 없애고 시장을 독점하려고 한다. 하지만 독점은 타성을 부르고 그 결과 혁신을 어렵게 만든다.


지금은 삼성이 최고의 기업이지만 일본에는 국제적인 가전 업체가 10여 개 이상 있다. 그러나 한국은 만약 삼성이나 LG가 힘들어진다면 그 밑의 수많은 하청업체들까지 한번에 힘들어지는 아슬아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도 지금은 사라진 중견 업체들이 아직까지도 건재했다면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산업 전반이 안정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Q. 또 한 가지, 교토의 가게들이 가진 주요한 특징으로 의리보다는 무서울 정도의 원리 원칙, 그리고 최고의 품질에 대한 추구를 꼽는다. 이러한 정신은 교토의 강소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가?


소비자는 언제나 좋은 물건을 요구하게 마련이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원칙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회사 규모가 커져 공장이 여러 군데 생기기 시작하면 이 때부터 창업자가 모든 제품을 현장에서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많은 한국 중소 기업들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교토 사람들은 이런 기업들을 바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는 30년 이상 기업을 존속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교토의 기업들은 최소 100년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개인이든 회사든 자기 관리를 위해 원리 원칙을 그토록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Q. 교토 지방의 많은 강소기업들이 처음부터 일본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의 다른 지방에 비해 일찍부터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전통을 고수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적인 경향을 가진 일본 내에서 교토의 기업들은 ‘반골 정신’을 가진 독특한 기업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래서 애초부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일본의 대기업보다 최소한 두어 수 이상을 앞서갈 수 있었다. 지금도 교토의 강소기업들은 일본 내에서의 1등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세계 1등을 목표로 기업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교토의 강소기업들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고 일본으로 역수입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상인 중의 상인, 아킨도의 브랜딩 전략


교토에서는 상인을 상인이라 부르지 않고 ‘아킨도’라고 부른다. 이 말에는 바로 ‘상인 중의 상인’이라는 속뜻이 숨겨져 있다. 이 말이 처음 생겨난 시기는 헤이안 중기로, 서기 794년 교토가 일본의 수도로 이정된 이후다. 이러한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토 사람들은 과거 일본의 수도였다는 긍지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상인의 본고장이자 상인의 뿌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 자부심은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1,00년 이상 성업하는 가게와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교토의 강소기업들을 만들어냈다.


이번 유니타스브랜드의 특집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의 스마트한(비범하면서도 독특한, 대기업과 비교되는) 경쟁력의 원천을 발견하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이를 ‘브랜딩’으로 압축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교토의 가게들은 일찌감치 이 비밀을 깨닫고 실행해오고 있었으며, 교토의 강소기업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우는 일본의 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즉 ‘전통’ 속에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하고, 치열한 자기 혁신을 통해 ‘차별화’를 이뤄냄으로써 규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Q. 교토의 작은 가게나 기업들처럼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기업들은 ‘스마트한 브랜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스마트한 브랜딩이란 전략이나 전술 혹은 프로모션에 있어서 상황적이 열세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방법으로 자기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브랜드란 교토의 상법이 말하는 것처럼 ‘소리내지 않고 손님을 모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토의 기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면 광고가 필요없다고 믿는다.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에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다. 그래서 제품을 만들면 눈에 잘 띄는데 진열하는 것이 마케팅의 전부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매번 조금씩 더 좋아지는 제품들을 써보고 만족하면 입소문을 낸다. 그래서 교토의 기업들은 광고비에 들어갈 자본을 제품에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채 가계 마이센도를 보자. 부채는 원가가 2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일상용품이다. 더구나 선풍기와 에어컨의 등장으로 현대 사회에서 그 효용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왜 부채가게 마이센도는 무려 1,200년간 망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들이 부채를 기능적인 측면이 아닌 예술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마이센도는 부채에 당대 초일류 화가가 그린 그림을 그려넣은 후 100만원 이상의 값을 매겼다. 그리고 부채라는 일상품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 일본 최고의 오쿠라 호텔 커피숍에는 이 부채를 꺼내드는 사람들이 즐비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모든 제품을 기술적으로만 바라본다. 예를 들어 과거에 사랑받았던 국산 만년필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반면 일본에서는 몽블랑이나 워터맨이 수입되어도 여전히 일본산 만년필이 사랑받는다. 만년필 두껑에 일본식 옻칠을 하는 식으로 가치를 입혀 몽블랑과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Q. 교토의 강소기업들을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벽을 파서 제품을 진열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300년 전에 만들어진 시계 브랜드로 모든 나사를 수작업으로 조립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들은 150년 전에 경추가 마모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를 미리 준비했다. 그리고 150년이 지나 실제로 손님이 찾아오자 이 부분을 수리해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시대를 초월한 진정한 명품이라고 생각한다.


교토에 이런 명품을 만드는 가게들이 성업 중인 이유는 그러한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명품이 없다. 몇 백년 이상 모자나 지팡이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가게를 본 일이 있는가?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국산 제품들은 앞으로 십년 내에 다 버려야 하는 상품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이제 우리도 명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


얼마 전 뱅앤올룹슨이 만든 천 만원짜리 46인치 TV를 처음 본 순간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전회사의 220만 원짜리 TV는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쪽은 명품이고 우리 제품은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브랜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명품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량 생산이 아닌 특화된 명품을 생산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걸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 교토식 상법


- 지금 하라, 반드시 하라, 될 때까지 하라.

현장에 신이 살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 의사 결정까지 모든 것을 모듈화하라.

상식의 반대는 독창성이다

길이 안 보이면 사물을 쪼개 보라.

시장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가슴이 온도를 28도로 유지하라

흉내 낼 수 없는 상품과 조직을 창조하라

나쁜 물건을 팔려면 가게 문을 닫아라

소리 내지 않고 손님을 모아라

빼기의 미학으로 승부하라

인재 양성은 365일 하라




홍하상 -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30년 간 다큐멘터리 및 논픽션 분야에서 활동했다. MBC 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 한국일보 백상 출판문화상 및 일본문화교류상(2000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주요 저서로 ‘일본의 상도’ ‘오사카 상인들’ 외 30여 권이 있으며 저서들은 일본, 중국, 대만, 러시아, 태국 등에서 번역 출되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CEO’에서 ‘상인열전’을 강의 중이며,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한 경영대학원의 최고경영자 과정에서도 강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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