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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스몰 스텝'을 시작했는가?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부끄러워한 적도 없지만 자랑스러울 것도 없는 대학을 나왔다. 나름의 인지도는 있었으나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를 다녔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 안에서 성실히 일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경력이나 내세울만한 높은 직함을 얻지는 못했다. 나는 그것이 뭔가 ‘잘못된’ 삶이라고 생각했다. ‘열심’과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좌절과 불면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딱히 답이 보이지 않았다. 놀라운 변화나 성공적인 삶은 갈수록 멀어져 갔다.


스몰스텝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기를 쓰고 영어단어를 외웠다. 좋은 글을 필사하고 팟캐스트를 들었다. 산책을 하고 좋아하는 음악들을 선곡해 나만의 앨범을 만들었다. 매일 5분, 길어도 10분을 넘기지 않는 ‘작은 실행’들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고 내게 필요한 목록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소소한 성취감이 소리 없이 쌓이기 시작했다. 부담없이 시작했기에 지속할 수 있었다. 대단한 목표나 기대를 가지지 않았기에 그럴 수 있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3년 간 매일 10분 동안 '세 줄'의 일기를 썼다


브런치에 글을 썼다. 


그 3년 동안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를 조금씩 써내려갔다. 처음엔 아무도 그 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를 수록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급기야 수천, 수만 명이 읽고 공유하고 댓글을 남기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강의 의뢰와 새로운 만남이 이어졌다. 취준생이나 스타트업, 재취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었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모임을 했다. 연령대는 달랐지만 고민은 비슷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남다른 경쟁력을 가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하루를 좀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얘기하고 때로는 토론했다. 그리고 그들의 깊은 곳에 숨은 한 가지 소망을 읽었다.




나답게 살고 싶다. 


한 마디로 요약해서 그들이 바라는 삶은 ‘나답게 살고 싶다’는 거였다. 다른 누군가가 기대하는 ‘비범하고 특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이 말의 의미는 모호했다. 좋은 대학이나 직장처럼 뚜렷한 목표가 없어 보였다. 나답다는 것의 정답은 오직 그 자신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니 당연했다. 그래서 스몰스텝을 제안했다. 매일매일 자신이 좋아하고 끌리는 소소한 실천들을 해보면 어떨까. 공교롭게도 우리가 닮고 싶어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 아침 스스로 이불을 개고 명상을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한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책으로, 혹은 직접 만난다. 누군가는 그것을 ‘리추얼’이라고 불렀다. 내가 3년 동안 지속해온 스몰스텝도 그와 같았다. 


밤새도록 브런치 구독자가 분 단위로 늘어났다.


나는 달라졌다. 


‘평범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성공한 친구나 누군가의 삶을 덜 부러워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니 비교할 시간이 없었다. 매일 소소하게 실천하는 스몰스텝이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주었다. 영어단어를 2년 간 매일 외우다 보니 어느 날 영어로 된 강연을 조금씩 알아들 수 있게 되었다. 영화 한 편을 자막 없이 보기 시작했다. 그 자신감으로 일어 단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간간히 보이는 일어들을 부지불식간에 읽어낼 때가 있었다. 그 작은 만족이 조그만 흥분을 불러왔다. 영어나 일어를 ‘마스터’하려 했다면 진즉에 좌절했을 것이다. 나는 그저 욕심없이 매일 5개의 단어를 지금도 외우고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모으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글들을 따라 쓰기 시작했다. 내 안에 조금씩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자존감이 높아졌다. 


다른 누구보다 ‘낫다’는 자신감과는 다른 자존감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매일 5분의 작은 실천을 몇 년간 계속한 결과였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소소한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이런 말을 책에 쓴 것을 보았다. 사람의 뇌는 올림픽 금메달의 기쁨과 매일 5분간 약속한 운동을 해낸 만족을 그렇게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이다. 문제는 올림픽 금메달의 경험은 평생에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반면, 매일 하는 운동이 주는 만족은 평생 동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몰스텝은 그렇게 작지만 지속가능한 기쁨과 만족, 행복감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높아진 자존감은 삶의 에너지로 차곡차곡 충전되기 시작한다.


매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실천하고 기록했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다른 누군가가 기대하고 바라는 그런 삶 말고,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살아가고 있다. 회사를 나와 혼자 일하게 되었으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그들과 모여 함께 고민하고, 책을 쓰고, 팟캐스트를 하고, 강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한다. 때로는 밤을 새거나 좌절을 느낄 때도 있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문제는 ‘내가 주인인’ 삶을 살고 있느냐의 여부다. 직장인으로 일한 17년보다 지난 1년 간 혼자 일하는 동안 더 많은 성장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그 출발점에 스몰스텝이 있었다. 매일 세 줄을 쓰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 버스에서 내려 걷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 매일 영어단어를 다섯 개씩 외우기로 했던 그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도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큰 돈이나 대단한 명성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꾸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삶이다.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다. 그들은 음식 하나, 책 한권, 모임 하나를 나가더라도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결정한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은 경험을 한다. 타인을 존중하지만 맹목적으로 따라가진 않는다. 그러나 이런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오로지 실천과 경험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그것도 오랜 기간 쌓인 ‘축적의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공부처럼 삶에도 왕도는 없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실천할 수는 있다. 그것이 바로 ‘스몰스텝’이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을 산책했다. 그 시간동안 음악을 듣고 팟캐스트를 들었다.


이 책은 그런 스몰스텝의 기록이다. 


조금의 과장 없이 내가 한 것들만을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들도 가감없이 썼다. 그러나 지난 3년 간의 보람과 만족이 너무 컸기에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용기가 났다. 보통의 자기계발서처럼 놀랍고 대단한 변화를 열거하지 않았다. 내가 경험한 소소하고 작은 변화들만을 기록했다. 내가 할 수 있기에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내용들만 쓰기로 했다.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가장 구분되는 지점인지도 모른다. ‘평범한’ 한 사람이 써내려간 아주 ‘평범한’ 실천의 기록, 그러나 이제 보니 그것이 내 삶을 조금씩 ‘비범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비범함’은 ‘특별함’이 아니다. ‘남다름’이다. ‘나다움’이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나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스몰스텝’이 내게 준 가장 크고도 고마운 선물이다. 이 선물을 당신과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쓴다. 이런 경험이 바로 내가 바라는 가장 ‘나다운’ 삶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 스몰 스텝의 경험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브런치의 내용을 바탕으로 더욱 상세한 기록과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저자 강연회'에서 직접 만나뵙고 말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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