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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숨은 '키워드'를 찾아라!

어제 글을 보고 많은 분이 궁금해 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나다운 '키워드'를 찾을 수 있냐고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고 비결이나 비법 따위를 믿지 않는 저지만, 그래도 제가 나름대로 찾은 방법에 대한 썰을 조금 풀어놓을까 합니다. 사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처음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처럼 직접 실천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분은 많이 만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방법은 제 머릿속에서 나온 시시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저처럼 브랜드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 '컨셉'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요. 즉 하나의 기업과 브랜드는 스스로를 대표할 만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선명하게 가져야 한다는 거죠. 컨셉은 어려운 말이니까 이니스프리를 한 번 생각해보세요. 이니스프리는 '청정'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품 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죠. 하지만 이건 굉장히 추상적인 단어입니다. 그래서 이니스프리는 고민 끝에 '제주'라는 컨셉을 가져왔습니다. 구구절절 우리는 깨끗해요, 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정체성(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선명하고 보여줄 '컨셉'을 제주로 정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지만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제가 그 회사의 브랜드북 작업을 하면서 인터뷰까지 여러차례 했던 내용인지라 믿으셔도 좋습니다.



아무튼 그건 기업이니까 가능한거고 사람에게 그게 왜 필요하냐고 물으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중요합니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생?하는 우리는 스스로를 '파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몸값을 올려야 해요. 그러려면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시장에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저와 같은 사십대 남자들은 회사에 취직하기도 애매한 나이입니다. 그렇다고 치킨집 차리는게 답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는 '스몰 스텝'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했습니다. 그래서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컨설팅도 하고 교육이나 워크샵도 합니다. 벌이가 쏠쏠합니다. 회사 다닐 때보다 형편은 더 좋아졌습니다. 박요철 하면 스몰 스텝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일을 의뢰받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저는 약 13년 간 브랜드 관련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글도 조금 쓸 줄 압니다. 강연도 잘 한다는 얘기를 아직까지는 듣고 있습니다(그 어렵다는 중학생 상대로도 했다니까요^^). 이 세 가지를 교집합으로 엮어 보니 먹고 살 길이 나왔습니다. 저는 아모레퍼시픽, 키자니아, 데싱디바와 같은 규모가 큰 회사의 브랜드 관련 책을 만들었거나 만들고 있습니다. 음식점 사장님, 학원 원장님, 온라인 마케팅 에이전시와 함께 여러 건의 단행본 작업도 했습니다. 브랜드 컨설팅 경험을 가진, 글과 강연이 가능한 사람을 시장에서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런 저만의 차별화가 가능한 '키워드'를 어떻게 찾았을까요?


첫 번째, 하루 세 줄 일기를 썼습니다.


여러 번의 강의를 통해 반복해 얘기하지만 하루 세 줄의 일기는 들이는 노력 대비 효과가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습관(스몰 스텝)입니다. 저는 무려 5년 이상 하루 세 줄의 일기를 써왔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줄은 그 전날(새벽에 쓸 경우) 가장 힘들었던 일을 기록합니다. 욕도 하고 푸념도 하고 원망도 합니다. 하지만 다음 줄은 바로 안면 바꾸고 가장 행복한 기억을 기록합니다. 어떨 때는 행복한 기억이 없어서 몸부림 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찾아보면 하루에 기분 좋은 일 하나는 있게 마련입니다. 물론 없을 때는 없다고 솔직히 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줄엔 오늘을 살아갈 각오를 적습니다. 물론 하루 이틀 쓴다고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축적되면 놀라운 발견을 가져다 줍니다. 즉 내가 무엇을 통해 힘을 얻거나 에너지를 빼앗기는지가 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시간처럼 새벽에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너무 과하게 얻은 나머지 글을 쓰고 도로 잘 때도 있습니다(1인 기업인지라...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몇 달 동안 세 줄의 일기를 쓰다보면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나 경험이나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압축하고 정리하면 저만의 키워드가 됩니다. 제겐 그 키워드가 평안, 소통, 용기입니다. 이에 대해선 아래의 글을 잠시 참고해주세요.



두 번째, 일이나 취미와 관련된 '주제'로 기록하고 수집하고 정리합니다.


축적의 힘은 무섭습니다. 저는 매일 제가 관심 있는 주제의 기사와 콘텐츠와 영상 등의 콘텐츠를 매일 수집합니다. 제가 수집하는 기사의 주제는 역시나 브랜드,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 글쓰기 등에 관한 내용들입니다. 이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고, 제게 영감과 에너지를 주는 키워드들 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제가 이 단어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사랑한다는데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거나 강연을 하거나 글을 쓸 때 가장 신이 납니다. 하지만 이 키워들을 찾기까지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단어들을 찾는데 왕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하나 쯤은 있잖아요? 문제는 그것을 꾸준히 일관되게 반복해서 수집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입니다. 저는 회사에 다닐 때에는 '자기계발'이라는 주제에 빠져 매주 월요일이면 칼퇴를 한 후 강남 교보에 가서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북헌팅'이라는 주제로 네이버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렸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파워 블로거가 되어 연말 경진대회?(그 비슷한게 있었어요)에도 나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흥미를 끄는 주제나 키워드, 단어는 무엇인가요? 그와 관련된 콘텐츠들을 꾸준히 수집해보세요. 아무리 평범한 단어라 해도 반복과 축적 앞에 장사가 없습니다. 일관되게 그 단어에 집착?하면 그 단어가 뾰족해지는 날이 옵니다. 어느 평범한 디자이너는 '카레'에 빠져 1년 중 364일 중 하루 한 끼를 카레만 먹고 책을 썼습니다.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역시 반드시 자신만의 단어 하나를 찾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단어에 관련된 나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경험하고 경험하고 또 경험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방법도 좋지만 한계는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단어의 영역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뜬금없는, 용기가 필요한 도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스타트업에서 강연을 할 기회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회사 내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어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익히 경험하셨겠지만 남 앞에서 특정 주제로 강연을 한다는 건 굉장히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마음 속으로 '이거 망했다'를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사람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네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작은 노력으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니 가끔씩은 엉뚱한 도전, 무모한 용기를 내어 보세요. 빨간색 옷을 입어보기도 하고 힙합이나 춤을 배워보는 건 어떻습니까?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여행을 하거나 평소 배우고 싶던 사람에게 만나달라는 메일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내 안에 숨쉬고 있는 뜻밖의 재능이나 가능성을 발견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백 퍼센트 확실하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제가 '용기'라는 키워드를 중시 여기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나를 발견하기 위해 MBTI나 애니어그램 같은 심리 검사를 받는 것도 좋습니다. 나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다양한 워크샵이나 교육을 받는 일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나다운' 삶의 주인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 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남이 바라는 삶을 살다가 가는 일은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똑같이 주어진 유한한 삶을 훨씬 더 역동적으로 살아갑니다. 게다가 나답다는 것은 나 홀로 명상한다고 해서 발견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끝없이 타인에게 나를 던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유한합니다. 모든 것에 다 도전해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나에게 '힘을 주는' 단어, 주제, 키워드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브랜드에서는 '아이덴티티(정체성)'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을 쉽게 표현하는 단어가 이른바 '컨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아이덴티티는 평안, 소통, 용기라는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 단어가 바로 '스몰 스텝'입니다. 제가 매일 반복해서 실행하는 스몰 스텝은 제가 지향하는 평안하고, 소통하고, 용기를 내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실천 요강입니다. 이것이 선명해지고 나서의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삶이 가장 '나다운 삶'임을 깨달은 후 저의 일상은 에너지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을 이겨낼 내성이 생겼습니다. 수십 년 된 우울증을 한 방에 날려버렸습니다. 좋은 것은 나누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키워드'를 꼭 찾아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입니다. 오늘이 그렇게 살아가는 첫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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