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의 달콤함보다 친절함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디저트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요.
가이드로 만난 파리 거주 14년 차 셰프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료 투어로 만났지만,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였지요.
말과 행동에 친절함이 배어 있었고, 자신의 일을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거든요.
닮고 싶었던 세프님의 호감 포인트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감사표현은 구체적일수록 효과적입니다.
셰프님을 보며 또 한번 느꼈습니다.
셰프님은 그냥 "감사합니다."만 말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이유를 덧붙였지요.
제가 무언가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물어봐주셔서 감사해요." 라며 사소한 제 행동을
추켜세워주셨습니다.
첫 인사 때도 "비슷한 투어가 많은데, 저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해요. 원조를 알아보신 안목을 칭찬해드리고싶습니다." 라며 투어의 손님들에게 공을 돌렸고요.
이유를 덧붙인 감사 표현을 들으니 '감사'에 대한 진정성도 느껴졌고, 별것 아닌 행동에도 칭찬받고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친절하다'는 생각이 처음 드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저는 '대답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부르면, 뚱한 표정으로 대답 없이 고개만 휙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는 미소를 지으며 활기찬 대답을 합니다.
셰프님은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셰프님~"하고 부르면, 웃으며 얼른 달려오실 것처럼 "네~!!" 하고 대답하셨지요. 손님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하는 상황에도 꼭 "아니에요. 괜찮아요"라고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활기차고 세심한 대답 덕분에 어색함과 무안함이 사그라드는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디저트 투어는 셰프님과 함께 디저트 맛집, 식료품 가게에 방문해서 시식도 하고, 제품 추천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셰프님의 제품 추천이 이어지자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꼭 사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때 셰프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꼭 안 사셔도 돼요. 절대 부담 갖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소개하는 가게로부터 어떠한 커미션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파리에 오신 분들이 여기에 사는 친구를 만난다고 느끼시도록 편하게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셰프님의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져서였을까요?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금씩 셰프님께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친절함은 말투에서도 드러납니다. 친절한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투가 있는데요.
부탁하는 말투입니다.
친절한 사람들은 명령/통보형보다 부탁의 말투를 빈번히 사용합니다. 셰프님도 그랬지요.
"제품 추천 리스트를 무단 배포하지 마세요."
→ "제 지적 재산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리뷰 써주세요"
→ "오늘 투어가 만족스러우셨다면, 예약하신 앱에 후기를 남겨주시면 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하는 표현을 듣다 보니 저 또한 셰프님과 투어에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소중하게 존중받은 만큼 상대를 대할 때도 더욱 사려 깊게 행동하고 싶었거든요.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하라'는 말의 힘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입니다.
머무는 내내 특색 있는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로
입이 즐거웠지요.
하지만 '여행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말처럼
이제 저에게 '프랑스 파리'하면 달콤한 디저트보다도
다정하고 친절했던 셰프님이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베푸는 친절함은
입안에 머무는 달콤함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됩니다.
우리, 같이 다정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