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D-2

by 리베르테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자다 깨고를 몇 번 했더니 몸이 무거웠다. 모이기로 한 아침 8시에 1층 거실로 내려갔다. 마을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고, 동네를 둘러보고 장을 보기로 했다. 여행의 피로가 아직 남아있었지만, 당장 먹을 식료품을 준비해야 했기에 친절한 00님의 안내를 받아 나섰다.

문을 열자 눈비가 섞여 내렸다. 가장 먼저 집 앞의 눈을 치웠다. 오랜만에 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곳 사람들 중 우산을 쓴 이가 없었다. "우산 쓰는 사람이 없네요?"라고 물었더니, 이 정도는 그냥 맞는다고 했다. 우리에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눈을 치운 후, 커피 전문점 팀홀튼에 들러 커피를 테이크아웃했다. 1964년 온타리오주 해밀턴에서 시작해 캐나다 전역으로 확장한 이곳이 현지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이라고 했다. 본사가 이 도시에 있다는 사실이 더욱 흥미로웠다.


본격적인 장보기에 앞서 버스로 접근 가능한 다운타운을 둘러보며 초밥, 화덕피자, 퀘사디아 맛집들을 소개받았다. 나중에 방문하면 가게 이름과 맛에 대해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보기 목록을 들고 먼저 아시안 마켓인 B&T Food로 향했다. 매장에 들어서자 반가운 식재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쌀, 감자, 양파, 라면, 두부, 어묵 등 필요한 것들을 골랐다. 00님이 세일 품목을 알려주고 평소 구매하던 제품들을 추천해 주어 수월하게 장을 볼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Sweet Paradise Bakery'라는 동네 빵집에 들렀다. 한국식 꽈배기가 있는 빵집으로 피자, 파스타류, 샐러드, 도넛과 각종 빵이 진열되어 있었다. 마침 꽈배기 도넛이 두 개 남아있어 구매했다. 왠지 모를 반가움이 몰려왔다.

이어서 근처 코스트코로 향했다. 주말이라 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세종 코스트코와 똑같은 구조에 친숙함을 느껴졌다. 시식 코너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을 보며 공짜를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나 같다고 생각했다. 로메인, 피망, 치즈, 달걀, 우유, 닭고기 등을 구입하고 물건의 위치를 보기 위해 매장을 둘러보고 나왔다.

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 이어진 장보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절한 00님은 앞으로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2층부터 차고까지 세탁기 사용법과 쓰레기 분리수거 등 집 전체의 이용 방법을 다시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진심을 다하는 친절함에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근처 쌀국수 식당 ‘Royal Pho’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따뜻한 국물 요리가 딱 좋은 날씨였다.

분주히 움직이고 음식을 나누며,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간 속으로 쿵쿵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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