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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여름 Feb 28. 2024

<올드걸의 회사생활> 승진 축하 메일

이런 답장을 받으니 내가 감동을 받아, 안 받아?!!!

지난주 회사에 임원인사가 있었다.

회사를 오래 다녀서 들어본 이름은 많은데, 친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사회생활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단지 한 분, 축하 메일 드리고 싶은 그 딱 한 분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분은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파트너 팀으로 일 할 때 그쪽 팀 팀장이셨다. 일을 피하지 않고 진행하는 적극성이 우리 팀장님과 비슷해 두 분이 뜻을 잘 맞추셨고, 바로 밑 실무자인 나도 덩달아 신나게 일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절이라 만나지는 못하고, 그쪽 팀 실무자들과수 없이 메일을 주고 받았던 어느 날, 그 팀장님이 나에게 개인 메일을 한번 보내주셨다. 늘 성심성의껏 쓰는 메일 보고 한번 써야지 생각했다고. 잘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시며 격려해 주는 메일이었다. 우리 팀도 아닠 다른 팀 팀장님에게 이런 메일을 따로 받은 적은 처음이라 적잖이 감동했던 기억이 2년 전이다.


나보다 10살 많으신데 2년 전까지는 부장이셨다가 작년에 수석이 되셨고, 올해 1년 만에 상무가 되셨다. 나이로나 실력으로나 빨리 되신 것은 아니지만, 남자 임원 일색인 명단에 유일한 여성 임원이었다. 의미가 있다!


별달리 축하할 방법을 모르는 나는 주말을 보내고 와서메일을 썼다. 친분이 있다고 하기는 뭐해서 과장된 미사여구는 자제하고, 부담되지 않게 간결하게 썼다.


보통 이런 축하 메일은 답이 안 오거나, 오더라도 짧게 감사하다는 말만 담겨 오기 마련인데, 이 상무님의 답장은 나로서는 의외였다.

여기저기 인사 받으시느라 분주하실텐데

마음이 가득 담긴 긴 답장을 쓰신 것.


나는 이 상무님과 한 팀에서 일했던 직원도 아니었는데, 나 같은 거리의 후배 직원을 이렇게 대해주는 분이라니, 회사가 사람 잘 본다 싶고 ^^ 더 축하하는 마음, 더 응원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사람은 역시 태도이고, 감동 이상의 감정을 준 사람은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도 한 수 배운다.


[내가 보낸 승진 축하 메일]


상무님,

인사가 조금 늦었습니다.

상무 승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이어 또 축하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좋은 분이 잘 되셔서 더욱 기쁩니다!

여성 임원 승진이 너무 없는데, 상무님이 빛내주셔서 그것도 감사하고요!  


B 부서로 가신 후 뵐 기회는 없었지만,

상무님이 잘 기반을 다져놓으신 A팀과는 아직도 좋은 관계 유지하며

업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많이 내고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명단 보면서 저희 팀장님도 수석 되셨으면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올해 저를 비롯한 저희 팀이 더욱 열심히 해서, 팀장님 성과도 더 드러내고, 더 잘되시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 - 내 코가 석 자이긴 하지만, 이것 또한 진심이다)


이제 근처로 오셨으니 오며 가며 뵐 때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무님의 답장]


차장님 안녕하세요?


팀장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 다짐하는

우리 차장님 같은 분을 팀원으로 두신 ㅇ팀장님은

얼마나 행복한 분일까요~ 샘이 날 정도로 부럽네요^^


저 또한 너무나 애정하고 존경하는 ㅇ팀장님이

더 큰 무대에서 기량을 맘껏 발휘하고 더 큰 일

하실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돕겠습니다


따뜻한 축하와 응원의 글 너무너무 감사해요~

아직 얼떨떨한 데다 부담감까지 엄청나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만 하나씩 차근차근 잘 풀어나갈게요.


또한 차장님 포함 저보다 훨씬 능력 있고 출중한 후배들이 많은데 하루빨리 딛고 올라올 수 있도록 디딤돌로서의 역할 충실히 할게요.


그리고 A팀과 좋은 시너지와 협력으로 새로워지고 있다는 소식 들으면서 너무 기뻤어요.


이게 다 부서 이해관계 떠나서 큰 그림을 그릴줄 아는 ㅇ팀장님과 팀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오늘 사무실 짐 풀었는데 어수선하네요.

조만간 한번 뵙고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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