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얘기 좀 할까요? 점심의 요가, 결국은 사람
1. 감정을 덜어내고 일 할 수 있다?!
어제의 찜찜함을 해소하지 못한 채, 오늘도 아침부터 달린다. 어렸을 때는 이런 일이 있으면 감정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안절부절 못했던 것 같은데, 시간과 경험이 쌓이니, 일은 일대로 할 수는 있게 되었다는 것이 달라졌다. 신경이 쓰이지만 오해는 풀 수 있고, 문제가 있으면 풀면 되니까.
5월이 되기 전에 마감할 것들이 산적해 있으니 우선 오전에 바짝 하고 오후에 잠시 차 마시자고 얘기하고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점심시간!
2. 점심의 요가
회사 점심시간에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인 요가.
인기가 많아 힘들게 등록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밖에 가지 못했다. 마감으로 시간 압박이 심해져 점심시간 외엔 사람들을 잘 못 만나니, 점심 제안을 거절 못했던 것. 그래도 요가는 갈 때마다 좋다. 바쁜 회사 일과 중에 왜 또 회사 사람들과 요가냐, 싶지만, 요가 사간만큼은 나와 내 호흡, 내 자세에만 집중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쉬운 클래스는 아닌데, 그래서 더 뿌듯해진다.
요가 내내 집중하다가 마지막에 조금씩 천천한 동작으로 옮기다가, 조용히 선생님이 ’오늘도 함께 수련해 주셔서, 함께 호흡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마스떼‘ 하는 인사하는 순간은 평화로움 그 자체.
요가가 나에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가의 정신, 요가 철학은 나를 매혹시킨다.
오월에도 일주일에도 두 번, 나마스떼!
3. 갈등폭발
어제 기분 상했던 A와 계속 일 메신저만 하다 답답해서 차 한잔 하고 싶다고 남겼다. 그녀는 지금 너무 바쁘다고 거절했다. (나도 바빴는데, 나의 마음을 모르지 않을 텐데…) 나는 다시 한번, 그러면 퇴근할 때 얘기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 개인 메시지로 너무 바쁜 하루였고, 지금 아이 밥 챙겨주러 퇴근한다고, 할 말 있으면 목요일에 하자고 가버렸다. 이 부분에서 나도 인내심이 폭발했다.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요??!!!!“ 나도 모르게, 그녀는 가버린 공간, 그 허공에 큰 소리를 지른다.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그 정도밖에 안 되었나. 서운함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그 짧은 순간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렇게 30분간을 눈물이 그렁거렸다가, 마음속으로 욕도 한다.
저녁을 못 먹어서 그런가, 혼자 마음을 다스리는데 다른 후배가 다가와서 계란을 건네준다. 후배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즘 그녀가 여러 가지로 참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그녀를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단순히 어제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힘든 것들이 있었는데 묵묵히 참고 맞춰나가다 어제 터졌던 것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마음 편하자고 그녀에게 이야기하자고, 상황을 또 독촉한 셈이다.
그녀와 그녀의 팀은 프로젝트하면서 가장 많이 도움을 줬다. 이번에도 일정 맞춰주려고 야근도 많이 하고 고생한 것을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아는데…
그녀에게 참지 못하고 ‘저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닙니까’라고 남겼는데. 조금 더 기다려줄걸.
4. 결말
메시지로, 메신저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티타임 하자고 했던 것인데, 결국은 그녀가 다시 내 메시지에 답하며 조금 더 대화를 나눴다.
단지 어제의 일 뿐 아니라 요즘 여러 가지로 힘들었고,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고, 휴일 쉬면서 충전하고 나오겠다고.
나는 더 여유 있게 조망하지 못한 나를 반성해야 한다. 급한 일정일수록 결정이 더 신중해야 하고, 가장 우군들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결국은 사람.
일의 완성도도 중요한데,
그 때문에 사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어렵지만 계속 조율해 나가야 하고,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인내심을 잃으면 안 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어느 한 지점에서 포기하고 싶어진다.
결국은 나.
나의 체력을, 마음을 돌아보자.
고요하게.
뜨겁게 마무리하는 4월 마지막 날.
노동절 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