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아들 등굣길 대화, 회사 점심 요가 선착순 접수 오픈런
1. 아침 등교하는 길.
먼저 주차장에 가서 시동 걸어놓고 고3 큰 녀석 기다리고, 아이는 다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차에 타자마자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노부부를 만났는데, 칭찬을 바가지(?)로 받았다고 싱글벙글이다.
너를 처음 봤는데, 칭찬할 곳이 어디 있었을까? 물으니,
우선은 180cm가 넘는 큰 키에, 훤칠한 외모를 칭찬하셨다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학생에게 건네는 흔한 덕담이겠지만, 아이는 기분이 참 좋았나 보다. 몇 번 들떠서 이야기한다.
모의고사 점수, 숫자로만 평가받는 수험생에게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구나 싶다.
속으로는 우리 아이의 아침을 밝게 해주신 노부부께 감사드리면서도, 아이에게는
다 엄마의 유전자 덕이라고 말해주었다. ㅋㅋ
덕분에 웃으며 시작한 하루.
2. 샌드위치 휴무일에 출근. 그리고 요가 접수의 현장
오늘은 회사의 샌드위치 권장 휴가일.
90% 이상이 쉬는데, 나는 일도 많기도 하고, 어차피 아이들 학교 가니 출근하기로 한다. 회사도 문을 하나만 개방하고 구내식당도 메뉴를 한 가지만 제공한다고.그런데, 너무 희한한 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사 점심 요가 접수를 오늘 받는다는 사실.
저거 접수하러 출근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출근하는 길이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마침 휴가 간 후배가 부탁을 하기도 했고. 출근하는 사람이 극소수이니 조금 늦게 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8:30쯤 도착해 갔더니, 벌써 끝났단다. 7:30부터 현장 접수인데 20분도 안되어 마감되었다고.
적어놓은 필체를 보니 한 사람의 필체로 대여섯 명 이름을 적어놓았다. 매 달 오프라인 현장 접수만 받는 것도 시대를 역행하는 방식인데, 대리 접수를 제한 없이 받으니,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전혀 안 오는 구조. (이건 정말 안 고칠 건지 ㅠㅠ)
아쉬운 대로, 가능성은 없다지만,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을 후배 이름부터 1번, 2번으로 올려놓았다.
2시간쯤 지났을까. 체육관에서 전화가 와서 한자리 났는데 누구를 할까요? 묻는다. 나는 후배 이름을 대며, 그 친구를 넣어달라고 했다. 후배에게는 대기가 풀렸다고만 소식을 전해주었다.
후배는 기뻐하며 카카오페이로 얼른 등록비용을 보내왔다. 그러고 나서 선배도 등록하신 거냐고 물었다.
“그럼, 했지요^^”
나는 못하고 후배만 등록했다고 하면 미안해할까 봐, 오랜만에 착한 거짓말 연기를 했다.
뿌듯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