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사무실 출근, 결혼기념일 저녁
1. 토요일 출근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누가 야근과 주말 업무를 강요한 것도 아닌데,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차분하게 그간의 업데이트를 정리해 본다.
야근하며 알게 된 사실. 우리 회사는 18:30이 지나면 30분에 한 번씩 자동 소등이 된다. 20:00이 되면 로봇 청소기가 굉음을 내며 돌기 시작한다. 아, 가라는 거구나, 야근하지 말라는 거구나 싶다 ㅎㅎ
실제 우리 층은 야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좋은 분위기. 나도 프로젝트만 끝나 봐라. 퇴근 시간에 칼같이 갈 테다!
2. 결혼 기념일 저녁
기념일은 잘 못 챙기지만 올 해는 20주년이니까 둘이 저녁을 근사한 데서 먹어보자고 하고 남편에게 예약을 부탁했다.
저녁 7시라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바로 식당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그래도 생애 최초 파마를 한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오랜만이네. 따뜻한 분위기에서 맛있게 먹고, 2차로 옛 음악 LP 틀어주는 바에도 다녀오니 기분이 좋다.
삶의 작은 조각들은 이런 순간들인데.
평소에 가치관이 달라서 가끔씩 외롭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둘이 휴대폰 안 보고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맛있는 음식 먹으니 마음이 풀어진다
앞으로 이런 순간이 몇 번이나 더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