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도 출근, 나는 워커홀릭이 아닌데
주말 이틀째 출근은 십몇 년 만인 것 같다.
주말 하루는 어디 산책이라도 한적하게 하고 싶은데 마음을 다잡는다. 오픈 때까지만 참자.
집에서 하려고 했는데 사내망 연결이 좋지 않다.
개발자랑 집에서 접속했을 법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 중 한 명이 친절하게 답해줬는데도, 한 번만 되다가 잘 안된다.
오늘 해야 주중 일정이 나가니 어쩔 수 없다. 노트북을 다시 챙겨서 나온다.
회사에 나오니 쥐 죽은 듯 조용하다.
협력업체 이사님 한 분이 나와계셨지만 이내 가시고 큰 건물 3층 한 동에 나만 있다. 괜히 음악도 틀어보면서 미뤄놨던 업무들을 정리해 본다.
주말은 건물이 대체로 비어있지만, 스케줄 근무하는 분들도 있고, 셔틀도 계속 운영하신다.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분들을 보니 왠지 모를 연대감이 생긴다.
퇴근할 때 혼자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셔틀버스 기사님이 가던 차를 멈추고 타라는 수신호를 보내신다. 그냥 걸어도 되는데, 싶지만 아저씨의 친절을 호의를 거절하고 싶지 않아서 타는 회사 셔틀버스.
버스 안에는 기사님과 나뿐.
왠지 모르게 위안과 격려가 된다. 내릴 때 평소보다 더 크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내리는 일요일 저녁 퇴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