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싫은 건 아니지만
“누나, 저 뭐 물어봐도 되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출국하는 날 중의 하루였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서류를 세심히 준비해야 한다.
한국에 다시 입국 안하는 것이면 관계 없지만
다시 들어오기 위해서는 현재의 외국인 등록증 기간을 확인하고, 2층에 있는 출입국 관리소도 다녀와야 하니
수속하는 직원들도 바쁘고 줄도 길다.
그 틈에 한가로워 보이는 나에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명의 청년이 다가온 것이다.
간단한 질문이어서 가볍게 대답해주고 다시 보내고 나니, ‘누나’라는 호칭이 마음에 걸리고 예전 추억까지 소환된다.
10년도 더 된 어느 날, 어린 항공관련과 여학생들 가득한 내몽고의 저녁 만찬장에서 그 친구들이 남자 동료 및 선배들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걸 보고, 엄청 놀랐던 적이 있다. 누가 알려줬어요? 라고 물으니, 한국어 낱말 중에 가장 먼저 배운 단어라고 답해서 엄청 당황했던 적이 있다. (내가 이래서 ‘오빠’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ㅎㅎ)
기껏, 누나 한번 했다고 뭘 그러냐 싶지만, 우리보다 GDP가 한참 낮아 열심히 돈벌러 온 근로자들이 한국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인보다 나이 많은 이성의 남자에게는 ‘오빠’를 가르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이 많은 이성의 여자에게는 ‘누나’를 누가 가르쳤나 싶은 생각에, 멈칫하게 된 것이다.
‘아줌마’라고 불린 것 보다 백번 좋은 일이지만, 까다로운 이 누나는 ‘누나’라는 호칭이 못내 불편하다.
잘가라 동생들아, 아까 못 알려줬는데, 그런 호칭은 더 친해진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