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단상] 고1 큰아이의 생일 문자

누가 아들 둘이라 불쌍하다고 하는 겁니까!

by 낯선여름

큰 아이는 흔히 말하는 첫째의 성격과 남자아이의 성향을 많이 갖고 있다. 그 흔한 SNS도 안 한다. 상당히 내향적이다. 살갑게 뭐 챙기는 것도 안 하는데…


최근 애들 아빠는 수 년 만에 둘째랑 파리 여행 중에 생일을 맞았다. 아빠한테 생일 문자 보내라고 하니 보냈다고 했다. 보여달라고 청했는데 안 보여준단다.


조금 지났을까, 남편이 둘째가 챙겨준 조그만 생일케잌과 첫째의 문자 메세지 보내주며 너무 감동 받았단다. 큰 애가 내게 안 보여준 것인데 하니, 그럴 줄 알고 나에게 보냈단다.



아빠 생일 같이 못 보내서 아쉽지만 파리에서 와인 한 잔 하면서 색다르고 좋은 생일에 취하길 바라.

남은 여행도 여유로운 마음 갖고 천천히 즐기고 그동안 쌓여있던 힘든 일들 조금이라도 털어내고 좋은 기운 받으면서 편하게 쉬다 왔으면 좋겠어.


나는 웃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세상 속에서도 걱정 없이 항상 웃었으면 좋겠는 마음이 들어.


진심으로 생일 축하하고 아빠 엄마 생각하면서 중간 공부하러 떠날게.



남편은 “아들이 내가 웃는 게 좋다잖아 ”하며 빙긋 웃는다.


본인이 힘들다는 티를 평생 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아빠가 요즘 조금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내가 큰 애에게 설명해주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keyword
이전 07화[올드걸의 회사생활] 시스터후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