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요즘 부쩍 답답하다는 생각을 한다. 명치 아래 양쪽 가슴이 가끔 저리며 체한 듯 묵직한 기분이다. 무거운 가슴을 안고 산에 올라도 운동을 해도 쉬이 풀리지 않는다. 뭘 해도 답답한 기분이다. 그나마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잠시 속이 뚫리는 것 같아 부쩍 바다를 찾는 날이 많아졌다. 생각해보면 40대 중반에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라면 가슴에 바위 하나쯤 얹어 놓고 사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다 문득 뭘 해도 답답하다는 건, 항상 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 아닐까.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문제를 모르는 데 어떻게 답을 찾을 것인가.
그래서 나는 문제가 찾고 싶어졌다. 그리고 누구의 글도 아닌 오직 내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답답하던 속이 한결 가벼워진다. 어찌 보면 지금의 상황에서 글을 쓴다는 건 내 몸의 고름을 찾고 그 고름을 짜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살아보니 고름은 항상 몸의 가장 약한 곳에서 터졌다. 일단 염증이 생기고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고름이 차고 한 번 고름이 차면 고름은 주변에서 가장 약한 곳을 찾아 퍼져나갔다. 그리고선 곪을 대로 곪다가 가장 약한 살갗을 뚫고 터져 나왔다. 다른 상처와는 다르게 곪은 상처는 쉽사리 잘 치유되지 않는다. 부단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치유되었다고 해도 평생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생채기를 남긴다. "고름이 살 안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우연히 곪은 상처가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이다.
자! 이제 메스를 들 때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