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이사 온 도시 병아리

by 약산진달래

광주에서 병아리 2마리가 시골집으로 이사를 왔다. 어린 닭 두 마리가 이사를 왔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닭을 몇 마리 키우던 지인이 계란을 부화기에 넣어 부화를 시켰다. 그중에서 병아리 1호와 2호를 오라버니가 키우고 있었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털보 아저씨는 다시는 강아지는 키울 수 없다는 부인의 말에 병아리라도 키워야지라며 병아리 두 마리를 집에서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갓 태어난 병아리는 작고 귀여웠다. 모이를 먹고 잘 자랐다. 그런데 조금씩 크기 시작한 병아리가 이제 어느 정도 닭의 모습으로 성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부터 병아리는 사람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되었다. 물도 많이 먹었다. 똥을 많이 쌌다. 닭을 도시에서 키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털보 아저씨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다시 지인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런데 섬마을 농부가 시골에 갖다 놓으면 키우겠다는 이야기를 해 어린 닭 두 마리는 시골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시골집의 많은 창고 중 비어 있는 창고는 이제 닭장이 되었다. 어린 닭 두 마리는 도시에서 먼 거리를 차를 타고 시골집으로 이사를 해 왔다. 창고에 넣어 놓자마자 낯선 환경을 감지했나 보다. 무엇이 불안한지 창고 끝 가장자리에 두 마리가 꼭 붙어 있었다. 움직임도 별로 없었다. 사료와 물을 갖다 주었지만 입에 대지도 않았다.


문제는 시골집에는 도둑고양이들이 어슬렁 다닌다는 것이다. 내가 발견한 도둑고양이만 해도 회색 고양이, 노란 무늬 고양이, 줄무늬 고양이 등 꽤 여러 마리가 있었다. 그리고 몇 해 전 빈 시골집에 왔다가 고양이가 닭 한 마리를 물어와 창고에서 내장을 모두 파헤쳐 놓고 닭 모형만 남겨놓은 놀라운 장면을 발견하기도 했다.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같은 도둑고양이들이 어린 닭들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다. 창고의 윗부분들이 모두 뚫려 있어 그곳으로 고양이들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닭장으로 변한 창고 앞에 누렁이를 보초병으로 세웠다. 보초병 누렁이는 자신이 지금 작은 닭들을 도둑고양이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창고 앞에 있는지도 모르고 오랜만에 데려오니 그저 헤벌레 하니 나만 바라보며 꼬리를 쳐댄다.


밤이 되었다. 어린 닭들은 아무 소리도 없다. 도둑고양이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곳인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보초병이 문 앞에 있는지 아는 것 같았다. 자신을 돌보아 주던 주인을 떠나 낯선 곳에 단둘이 떨어져 있는 것을 아는 듯했다. 닫힌 창고 문을 열고 빼꼼히 안을 들여다보니 문 바로 앞에 기다란 나무대 위에 올라가 불안한 듯 둘이서 붙어있다.


갑자기 어린 닭 두마까지 시골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니 조용하던 시골이 부산스러워진다. 도둑고양이들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 성인 닭으로 잘 자라면 시골에 내려올 때마다 맛있는 청란을 먹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해 본다.

"누렁아 어린 닭들을 잘 지켜야 한다. 도둑고양이의 눈을 피하면 안 돼~"


그런데 새벽이 되자 비가 내리고 누렁이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낑낑대기 시작한다. 누렁이를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초병이 없는 창고에 어린 닭들만이 남게 되었다. 도시에서 온 어린 닭들은 안전하게 시골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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