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기를 차지 않고 나간 산책

스마트워치에 만보를 채우고 싶다

by 약산진달래

산책한 날의 기록을 남겨보려고 노력 중이다. 늘 같은 길이지만 산책을 하며 느끼는 그날만의 피부로 다가오는 감각이 다르다.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가 다르다. 눈으로 보이는 하늘의 무늬도 펼쳐놓은 나무와 꽃들의 색도 다르다.


어제저녁은 갑자기 쏟아진 국지성 폭우로 인해 1분만 빗속에 있더라도 생쥐 꼴이 될 판인 날이었다. 밤새 비가 안 온 것 같은데 흙길을 걸으니 나무와 풀들이 아직 젖어 있었다. 휴일 아침 이어서 인지 아침 기온이 낮아져서 인지 오늘따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며칠 전 나를 앞서가던 사람들은 옷차림도 바뀌지 않은 채 앞서 걷고 있고 어쩌면 나 역시 마찬가지 이리라. 할머니 유모차를 끌고 걷기 운동을 나오신 할머니도 여전히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다가 다시 할머니 유모차를 밀고 걷기 운동을 떠난다.


몇 보를 걸었는지 확인하려고 손등을 보니 만보기를 차지 않고 나왔다. 아침 시간 유일하게 3000 보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데 아쉽게만 느껴진다. 만보를 채우려고 노력하지만 늘 7000 보나 8000보에서 그치고 만다. 어제는 그마저도 못 걸었으니 오늘은 만보를 만보기에서 달성하고 싶은 욕구가 컸는데 아쉽기만 하다.


손목에 무언가를 차는 것을 싫어해 팔찌도 시계도 마다한 내가 만보기를 차고 한 달을 지내고 있다. 만보 걷기를 통해 살을 뺄 수 있다면 좋고 더 이상 살을 찌우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보기보다는 조금 더 가격을 주고 스마트 워치이다. 물론 저렴한 아이로 사이즈가 크지 않고 작은 것으로 선택했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니며 체크하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물론 걷는 걸음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뛰어넘어 수면의 질을 체크할 수 있고 심박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운동시간이나 체지방까지 체크할 수 있지만 그런 기능까지는 내게는 필요 없다. 오직 만보기의 기능만을 잘해주면 좋다.


스마트 워치를 구입하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에 눈이 간다. 그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제품인데 말이다. 만보기 없이 나선 산책 스마트워치의 숫자가 알려주는 만보를 오늘도 채울 수 없을 것 같다.


매일매일 산책을 나서며 느끼는 정보의 축적을 통해 몸에 좋은 결과를 출력해 내기를 바라본다. 스마트워치는 없지만 오늘도 스마트하게 3000보는 걸었을 것 같다. 스마트한 완벽한 몸의 변화까지 도달하려면 매일매일 걸어야 하는 만보의 축적을 이루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가 않은 현실이다. 스마트워치에 만보가 채워지는 그 순간을 매일매일 보고 싶다. 스마트워치 없이 산책한 날 만보기의 걸음수는 정오 12시 아직 662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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