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소동

by 약산진달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65세 이상 노인들의 백신 접종 예약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엄마의 접종 시기가 시골에 내려와 있는 시기였다. 접종 신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이장님께 문의를 드렸더니 면사무소에서 직접 신청을 하라고 했다. 면사무소에 들러 엄마의 백신 접종을 신청했다. 날짜와 장소가 결정되면 연락해 달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돌아왔다.


며칠 뒤 내 핸드폰으로도 문자가 하나 왔다. 돌봄 종사자들의 백신 예방 접종 예약이 시작됐다는 내용이었다. 엄마를 돌보고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 대상이 되었다. 6월 예정이었던 것이 앞당겨진 것 같았다. 접종 시기가 애매했다. 시골에 내려와 있는 시점에서 엄마의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광주에 언제 올라갈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나의 코로나 백신 소동이 시작되었다.

먼저 엄마의 접종 날짜를 알아보기 위해 면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접종을 신청하신 어르신들은 29일에 모두 백신을 맞는다고 알려주었다. 어르신들을 모두 모시고 완도읍으로 가서 백신 접종 후 다시 모시고 오는 시스템이었다. 지난번 완도에 다녀온 것만으로 멀미를 심하게 하셨는데 백신을 맞고 난 후 최대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는데 기저질환자에 멀미를 심하게 하다가 몸이 많이 아파지기라도 할까 걱정이 되었다.


혹시 엄마가 광주에서 맞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면사무소, 완도 보건소, 광주까지 전화를 했으나, 엄마가 맞는 화이자 백신은 예약을 통해서 이미 완도에 내려와 있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1차 접종을 이곳에서 하게 되면 2차 접종도 이곳에 내려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접종 일자가 29일로 정해져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나도 시골에서 백신을 맞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엄마가 맞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에스트라 제네카 백신은 다행히 접종할 수 있는 병원이 많았고 개인이 병원을 정하고 예약해서 맞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다행히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작은 의원에 예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완도에 사는 조카사위가 연락도 없이 시골집을 방문했다. 장모님 산소에 들렸다가 집에 차가 주차해 있는 것을 보고 들렸는데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온 것이다. 광주로 이미 올라간 줄 알았는데 아직 할머니가 시골집에 계시는 것을 보고 놀랐던 모양이다. 내가 에스트라 제네카 백신을 맞는다고 했더니 자신도 같은 백신을 맞았다고 한다. 백신을 맞은 후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백신을 맞기 하루 전날 영양제를 한 대 맞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영양제는 미리 못 맞아도 몸에 좋은 것은 먹어 둬야지 하면서 아침마다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매스컴이 시끄러워졌다. 간호사 한 명이 백신을 맞고 마비가 되었다는 뉴스였다. 오빠는 사람을 만나지도 않는데 백신을 맞냐며 내가 백신을 맞는 것을 반대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친구도 백신을 맞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언니는 너는 엄마를 돌보느라 백신을 일찍 맞을 수 있는 특혜를 얻었다며 자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백신을 맞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백신을 맞으러 가는 날 아침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에스트라 제네카 백신은 영국에서도 모두 맞았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백신 접종 일 시간에 맞추어 출발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차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었다. 갑자기 백신을 맞으러 가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허둥지둥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는데 다행히 오라버니가 오더니 차의 시동 거는 것을 도와주었다. 덕분에 백신을 맞으러 늦지 않게 출발할 수 있었다.


작은 시골 의원에서 열 체크를 하고 예약 확인 후 의사 선생님께 백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체크를 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걱정을 너무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백신을 맞은 후 혹시 열이나 감기 증상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약 처방도 부탁했다. 백신 주사는 왼쪽 어깨를 벌처럼 잠시 쏘는 느낌만을 남기고 순식간에 끝났다. 30분 정도를 따뜻한 병원 침대에서 편히 쉬었는데 이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끝나자 간호사는 혹시 모를 백신 후유증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알려주었다. 백신 후 별 이상이 없을 것이지만 혹시 주사를 맞은 곳의 팔이 붓거나 열이 나면 찜질을 하고, 몸살 기운이 나면 약을 먹고, 호흡곤란이 생기면 병원으로 가라는 이야기였다. 처방전을 받아 들고 병원을 나와 약국으로 향했다.

약사 선생님은 내가 내민 처방전을 보더니 약간 당황해했다. 당연히 의사 선생님이 타이레놀 처방을 내릴 거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의사 선생님이 내린 처방은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 약이었다. 병원 처방전은 폐기를 부탁하고 약사 선생님이 건넨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으로 구매했다. 3일 정도만 지켜보면 되냐고 물었더니 약사 선생님은 3주는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었다.


에스트라 제네카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와 달리 백신을 맞은 첫날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저녁이 되자 약간의 식은땀이 났다. 이럴 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을 자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설거지도 하지 않고 잠을 청했다.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니 주사 맞은 팔에 약간의 붓기와 무게감, 그리고 알싸한 통증이 찾아왔다. 식은땀은 사라진 것 같았다. 셋째 날도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팔의 무게감도 알싸한 통증도 점점 줄어 들어갔다.


이런저런 코로나 백신 소동을 경험하며 1차 백신 접종을 무사히 마치고 엄마의 1차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다. 아직도 2차 접종 기간까지 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먼저 하고 나니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요 며칠 가까운 이들의 코로나로 인해 들려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건강한 사람도 코로나에 걸려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에 걸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다. 기저질환자의 경우 코로나에 걸리면 치명적이라니 더 걱정스럽다.


하루속히 전 세계가 백신 접종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가장 바라는 것은 지금 맞고 있는 백신이 모든 이들에게 안전한 백신이 되기를 바라며,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 전 세계가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더라도 코로나로부터 불안감이 해소되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 시대로 과연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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