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패션의 정석

몸뻬 바지

by 약산진달래

몸빼 바지는 시골 패션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골 할머니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몸빼 바지를 입고 다닌다. 몸빼 바지도 유행이 있다. 도시에서 몸에 쫙 달라붙는 쫄바지가 유행할 때는 시골 할머니들은 쫄바지 몸빼를 선호한다. 도시에서 통바지가 유행할 때는 펑퍼짐한 몸빼를 선호한다. 그러나, 여전히 몸빼 바지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몸빼 바지는 고무줄이 넉넉하여 어떤 몸매의 소유자가 입어도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날씬한 사람도 뚱뚱한 사람도 몸빼 바지는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허리춤의 고무줄이 어떤 허리 사이즈에라도 안성맞춤 정장처럼 맞게 입을 수 있다. 몸빼 바지 중에 꽃무늬 몸빼 바지가 시골 할머니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시골에 내려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꽃무늬 몸빼 바지를 엄마를 위해 장만 했다.


밭일을 하거나 농사일을 할 때 몸빼 바지를 입고 일을 하면 바지가 잘 늘어나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작업복으로 몸빼 바지가 가장 안성맞춤이다. 몸빼 바지는 흙이 묻었건 어떤 오염물이 묻었건 무늬가 화려해 몸빼 바지와 잘 어우러지고 빨래를 할 때도 옷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빨래를 할 수가 있다.


청바지를 입고 다니다가 어느 날 몸빼 바지를 한번 입게 되었다. 한번 입다 보니 몸빼 바지 그 편리함에 빠져 버려 계속 몸빼 바지만 입고 다니게 된다. 몸빼 바지를 입으며 새롭게 안 사실은 몸빼 바지의 주머니에는 지펴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청바지 뒷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바다에 고동을 잡으러 나갔다가 고개를 숙이며 고동을 잡다 보니 핸드폰이 스르르 바다에 빠져 버렸다. 몸빼 바지를 입고 나갔으면 핸드폰을 바다에 빠뜨릴 염려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시골 할머니들이 입는 몸빼 바지는 길이가 넉넉하다. 여기저기 산으로 바다로 다니다 보니 다리에 상처가 많이 났는데 몸빼 바지를 입고 다녔으면 다리를 보호해 주어 상처 나는 것을 막아 주었을 것이다. 시골에 내려와 어찌 된 일인지 움직임이 많은데도 살이 찌고 있다. 그것도 배둘래햄이 더 두꺼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몸빼 바지 안에서 살들이 자유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시골 패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할머니들이 일할 때 쓰시는 모자이다. 얼마 전 햇빛을 가리기 위해 쿨 워머를 하고 다녔는데 긴 시간을 쿨 워머를 하고 한 시간 이상을 볕에 나가 있었더니 저녁부터 얼굴이 간지럽기 시작 했다. 쿨 워머가 패셔니스타를 만들어 주는 것 같지만 피부에는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이후 엄마가 일할 때 쓰던 모자를 쓰고 다니고 있다. 앞뒤 턱 부분까지 모두 햇빛을 차단해 주어 햇볕이 강한 오후에 쓰고 다니면 안성맞춤이다.


시골에서 물이 많이 있는 곳에서 일을 할 때 아버지들이 신고 논일이나 바닷일 하시던 장화가 있다.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고 텃밭의 지심을 뽑거나 산딸기를 따러 나갔더니 운동화를 신을 때는 운동화가 지저분해지고 슬리퍼를 신을 때는 발바닥이 지저분해졌다. 창고에 있던 장화를 꺼내어 신고 다니니 발도 보호해 주고 가시에 긁힐 일도 없었다. 단지 장화의 무거움을 견뎌야 하는데 무거운 장화 덕분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줄 것 같다.


하루하루 시골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바지는 꽃무늬 몸빼 바지에 엄마의 빨간 체크무늬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는 엄마가 밭을 맬 때 쓰는 햇빛가리개 모자를 쓰고 다니고 있다. 신발은 흙과 가시가 많은 곳도 거침없이 다닐 수 있는 장화를 신고 손에는 검은 장갑을 끼면 시골 패션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완벽한 시골 패션으로 위풍당당한 워킹으로 걸어 다니고 있다. 거기에 선글라스를 끼고 시골 거리를 활보하면 세상에 무서울게 하나도 없다.


비 오는 날 이렇게 다니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으려나? 꽃무늬 바지를 입은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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