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와 함께한 화요일

by 약산진달래

지난해에도 이 시기에 개집사를 했는데 올해도 개집사가 시작되었다. 그새 몇 번 우리 집에서 지냈다고 지난해 보다 나를 더 신뢰하는 댕댕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주인이 자신을 놓고 가더라도 문 앞에서 계속 기다리지 않는다. 주인이 집을 떠나자마자 내 옆으로 오더니 바로 나를 좇아 다니는 토이다. 그 모습이 처량하기도 하고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개집사의 시작은 바로 산책이다. 나를 위한 산책이 강아지를 위한 산책이 되었다. 혼자 나서지 않고 동행이 있는 산책을 하는 것은 다 좋은데 단점이 있다. 바로 토이 녀석 버릇 때문이다.

이 녀석의 두 가지 버릇은 너무, 자주 나무에 물을 준다는 것이다. 길에 서있는 모든 나무마다 물을 주고 가려고 한다. 자신의 몸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도 어떻게든 한 방울이라도 짜내려는 녀석의 수고가 안 탑 깝 기만 하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답답하기도 하고 기다리기가 지루하다.


녀석 또 한 가지 버릇은 어떻게든 자신의 배설물을 나무의 거름으로 만들어 주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그런데 문제는 녀석의 뒷일을 보는 모습이다. "내 모습 좀 보세요 나 정말 잘하고 있죠"라는 듯 자신의 뒷간 용무를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자리에서 가만히 있지를 않고 자꾸 앞으로 나가면서 뒷일을 본다. 이러니 나무의 퇴비와 섞이도록 거름이 되게 해주고 싶어도 사람들의 눈총이 신경 쓰인다. 할 말이 없다. 바로 뒤처리 담당을 해야만 한다. "비닐봉지에 담아와야 한다다 녀석아......:

메타쉐콰이어길 산책 중에 무슨 냄새를 맡는지 뭐가 좋은지 풀 속에 얼굴을 파묻고 킁킁대는 녀석이다. 풀냄새인가? 아니면 동료의 냄새인가? 특히 좋아하는 보랏빛 꽃이 피는 풀숲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름이 뭐더라 갑자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맞다! 맥문동이다. 맥문동 꽃이 이 열매를 맺어가는 시기이다. 토이와 함께하는 산책길 꽃무릇 석산화가 예쁘게 피어간다. 아마 내일은 더 피어나 산책길을 덥을 듯하다


앗! 그만 산책길에서 그토록 그리운 동료를 만나고 말았다 너무 좋아하는 녀석과 경계하는 깜둥이이다. 토이는 꼬리를 흔들지만 깜둥이는 꼬리를 세웠다. 성격 좋은 토이다. 친구가 싫어하니 어쩔 수 없이 각자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


토이와 함께한 화요일 물을 주려는 녀석 때문에 걷기가 아니라 뛰기를 했던 산책길이다. 누가 누구를 산책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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