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으로 물들어 갈 9월의 산책로

by 약산진달래

산책로에 꽃무릇이 올라오고 있다. 비가 오고 난 후 솔가지는 이미 퇴비가 되어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에 신비롭게도 땅속에서 올라오는 꽃대들이 있다. 어제 보이지 않던 꽃대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니 오늘보다 내일은 더 많이 솟아나 있을 것이다. 혼자 걷는 길에는 마치 일렬로 줄을 서서 키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더 빨리 크나 내기를 하듯이 말이다.


봄 여름을 땅속 알뿌리로 숨어있다가 가을에 자라는 이 꽃대들이 붉은 꽃을 피워 산책로를 수놓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놀라움과 신비로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꽃무릇 피는 길을 걷고 있다. 9월의 산책로에는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에 꽃무릇까지 불게 피어 산책의 기쁨을 더해줄 것이다.


메타쉐콰이어길에는 산책 겸 운동을 나온 동네 주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을엔 꽃무릇까지 피워 화려하게 장식을 해줄 테니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걷기 좋은 길로 이 동네 명소로 뜰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언택트 시대에 걷기와 산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여행을 할 수 도 없고 운동 프로램에 참여하기도 어렵다. 땀을 흘리며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시대이다. 그렇다고 방콕만 하기는 너무 답답하다. 걷기야 말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몸을 움직이는 최고의 운동이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 주변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축복을 받은 셈이다. 걷기 좋은 길 뿐만 아니라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가 있는 경치도 좋은 길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선홍빛 꽃무릇을 피우기 위해 누가 누가 먼저 크나 내기를 하는 꽃줄기를 바라보며 9월의 산책로에서 걷기 운동의 기쁨을 누리는 날이다.



꽃무릇은 꽃만 예쁘게 피는 줄 알았더니 약이 되는가 보다. 꽃무릇 효능에 기침, 가래, 임파선염, 각종 종기 등에 좋다고 한다. 요즘 목이 컬컬하고 가래가 끼는 것 같은데 탐나는 꽃무릇 알뿌리이다.

몇 해 전 이 길을 걸을 때 꽃 이름이 궁금했었는데 그때의 기록을 남겨본다.


꽃 이름을 찾아서

무슨 꽃이려나? 신기하다. 붉은빛 신부의 족두리 같기도 하고, 커다란 꽃 브로치 같기도 하다. 여름의 끝 아침 산책길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더니 꽃을 피웠다. 한두 송이려니 무심코 생각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 이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쏙~쏙 싹이, 어느새 긴 줄기가 되고 꽃을 피운다. 갑자기 피어난 생명에 다시 그 길을 찾게 된다.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생명이 꽃으로 피어 있으려나?

꽃 이름이 궁금하여 수소문해 보니 석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꽃무릇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꽃이 모두 피고 난 후 잎이 나오는 특징이 있다. 상사화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꽃을 통칭하여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석산을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9월 영광에서 상사화 축제를 할 정도로 석산 화가 무리 지어 활짝 피어있는 시기이다. 약 한 달 정도 이 붉은빛 꽃을 볼 수 있겠지! 산책길 가지런히 붉은 가로수 마냥 나를 반기어 준다. 남도의 생활 새롭게 알아가는 생명과의 조우가 있어 행복해지는 산책길이다.
201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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