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어김없이 엄마의 전동침대 소리가 끼르륵 끼륵 소리를 낸다.
"새벽 1시에 왜 일어났어?"
나의 물음에 엄마는 갑자기
"내가 고추장아찌 담아뒀다"라는 말을 꺼내신다.
"고추장아찌 담가서 어디에 두었는데?"
"짱독대에 두었다.저기 가봐라"
"맛있게 담궈났어?"
"맛있게 담가두었다"
"고추장아찌만 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맛있는 것을 해줘 엄마"
"알았다"
그러나 마지막은 소변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잠에 빠져드셨다.
새벽 3시에 다시 일어난 엄마는 또 음식을 하셨나 보다.
이번에는 "배추 없냐?"라고 물어보신다.
"왜 배추는?"무엇을 할 거냐는 나의 질문에
"배추김치를 담그려고" 하신다는 거다.
"시골에 가면 배추 많아"라고 알려드렸다.
그리고 마지막은 여전히 나오지도 않는 소변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다시 잠에 빠져 드신다,
잠이 깨어 보니 침대에 앉아 있는 엄마는 밤에 벗어놓으신 윗도리를 거꾸로 입고 계셨다. 새벽 5시였다.
"왜 옷을 입었는데"
"추워서 입었다"
"왜 일어났는데?"
"음식을 해놓고 상 차려 놨으니 가봐라"라며 베란다 방향을 가리키신다.
"알았으니까 이제 주무셔!"
나의 대답에 조용히 다시 잠을 청하신다.
아침 7시에 일어난 엄마는 이제 매생이국을 끓여놓으셨다고 한다. 매생이에 고기를 넣으면 좋다고 고기를 좀 넣으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시는 말씀은
"대소변을 혼자서 눌 수 없어서 혼자는 못살겠어야" 라는 자조적인 말이었다.
8시 아침밥을 차려드릴 때 엄마는 매생이국을 찾으셨다.
식초가 있는지 물어보시고 자신이 새벽에 만들어 놓은 고추장아찌에 식초를 조금 더 넣으라고 알려 주셨다.
고추장아찌는 누구 주지 말라는 당부도 하셨다.
새 쌀로 찰밥을 해드려서 인지 "너희 이모들 먹을 밥이 있냐?"라고 물어보시기 까지 하신다. 갑자기 이모들이 오시기라도 한것 처럼 말이다.
새벽 동이 트기 전 까지 엄마는 이미 분주한 하루를 시작했다. 엄마의 살아온 삶이 그렇게 새벽부터 일손을 멈추지 않는 날들을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