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얼굴에 난 상처

by 약산진달래

"엄마 이게 뭐야 진짜 "

아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엄마의 어깨를 툭툭 때리기 시작했다. 나의 손때가 매웠는지 엄마는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모르고 얼울해했다. 도대체 나이는 어디로 드셨는지 자신이 증조할머니 인지도 잊으신 모양이다.

"저것이 나를 골래야(놀려야)"

"양옹 양옹"고양이 인형을 들고 아이가 놀고 있었는데 엄마는 그 소리를 "네롱 네롱"으로 알아듣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 아이는 정말 할머니의 침대까지 와서 "네롱"을 외치고 도망갔기 때문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할머니가 자신이 어떻게 해도 잡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아이는 알고 있었다


사실 엄마는 자신을 놀리는 아이의 손을 잡아 한마디 하려고만 했을 뿐이다. 그러나 할머니의 손이 다가오자 아이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그런 바람에 할머니의 허공을 저어대는 손이 닿은 아이의 여린 얼굴이 살짝 상처 자국을 남기고 말았다. 오른쪽 뺨에는 지난밤 모기가 피를 밟고 남기고 간 자국이 선명하게 붉게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왼쪽 뺨에 긴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아이 얼굴을 보자 더 속상해졌다.


"엄마 어떻게 할 거야 여자 애기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놨으니"

아이들끼리 싸우다 얼굴을 긁히고 돌아온 자녀를 보며 엄마들이 속상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얼토당토않는 상황에 짜증이 났다. 내가 너무 화를 내고 엄마에게 아이 얼굴을 자세히 보여주니 안 되겠다 싶었는지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상처에 바를 약을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아 일단 바셀린을 발라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이 더 붉어지는 것이 아닌가?


아이는 처음에는 당황했는지 억울했는지 울었다.

내가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니 다행히 울음을 그쳤지만 얼굴을 감싸고 훌쩍거렸다.

둘이 살아 나는 나갈 테니까"

"나는 이제부터 말 잘 들을 거야"

사태파악을 한 아이는 내 기분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 얼굴이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12시가 다돼 간다. 토요일 문이 닫히기 전에 약국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바를 약 사 올 테니 왕할머니랑 있어"

"나 뭐 해"

"왕할머니 보고 있어"

아이에게 증조할머니를 부탁했다. 덜덜이를 타고 있는 엄마의 타이머가 끝나면 다시 시작을 눌러달라는 의미였다. 다행히 아이와 할머니는 내가 약국에 다녀을 때까지 더 이상의 실랑이는 없었다. 다행히 후시딘을 바른 아이의 얼굴은 시간이 지나수록 진정이 되었다. 집안에 평화는 다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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