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열날 때 대처방법

by 약산진달래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일이 생길 때이다. 아이가 아플 때는 더욱 그러하다.


한밤중이다. 잠자는 아이의 얼굴을 지켜보다 걱정스럽게 아이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내 손으로 전해져 오는 열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체온계를 가져와 귀에 재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39.1도가 나왔다. 잘못 잰 것은 아닌가 싶어 다른 쪽 귀에 체온계를 대보았다. 39.4도이다. 온도가 이렇게 높으면 병원에를 데려가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갑자기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잠자는 아이의 모습은 열이 나는 것 이외에 다른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의 이마에 차가운 물수건을 대어주었다. 그것이 답답했는지 아이는 물수건을 손으로 밀쳐내었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수건 때문에 잠이 살짝 깬 아이에게 물었다.

"뜨겁니?"

"어디 다른데 아픈 데는 없어?"

아이는 잠이 깨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대답했다

"안 아파! 괜찮아!"

그러나 나는 안심이 되지 않아 같은 말을 여러 번 아이에게 물으며 물수건으로 이마를 닦아댔다.

그러자 아이는 나의 똑같은 물음이 귀찮았는지 그만 물으라고 말을 했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아이를 지켜보다 잠시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밝아왔다.


아이들은 열이 나더라도 컨디션이 괜찮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의 체온을 재어보니 여전히 38.4도 이상이 나왔다. 몸이 썩 좋지 않은지 일어나서도 다른 때처럼 놀지 않았다. 아프니까 잘 쉬어야 한다는 나의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침이면 틀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아픈 아이처럼 누워만 있었다.



아이가 열이 난 것을 발견한 것은 토요일 오후였다.

아이의 몸을 만졌는데 다른 날보다 더 몸이 뜨거웠다. 아쉽게도 얼마 전 해열제를 냉장고에 보관하다 버려버렸다. 괜찮아지겠지 하며 종합 감기약만 먹였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록 아이의 열은 내려가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안 되겠다 싶어 동네 약국으로 해열제를 사러 가러 집을 나섰다. 간호사인 옆집 문이 열려있어 아이가 열이 나니 어떡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았다.

"아이들 열나면 큰일이니 병원에 데려가세요?"

전문가의 말을 들으니 응급실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집에서 중학생 아들이 먹다 남은 해열제를 반만 먹이라며 나누어 주었다.



당장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갔다. 아이는 병원에 가기까지 주사 맞을 걱정에 좌불안석이다.

응급실에는 감기 환자들이 가득했다. 코로나 검사를 통해 코로나 확진을 받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아이 순서가 되었다. 독감 검사와 코로나 검사 두 개의 검사가 기본적으로 실시되었다.

아이는 어떻게든 코에 들어가는 검사용 기구를 피하려 했지만 간호사는 단호했다.

"네가 안 하려고 해도 해야만 해!"

다행히 세 번의 코 찌르기를 통해 두 개의 검사를 마쳤다. 15분을 기다려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다행히 독감도 코로나도 걸리지 않았다. 당직의사는 가볍게 이야기를 했다.

"응급실까지 안 오셔도 되었겠어요. 아무것도 없네요.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해열제 사서 먹여도 되셨네요"

"남의 새끼 열나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 되니 걱정이라 왔어요"

나의 대답은 명료했다.


일요일 응급 시 병원비는 2만 원이 넘게 청구되었다. 코로나가 의심될 경우 되면 코로나 검사 비용은 받지 않는다. 독감 검사 비용은 당연히 청구되었다.

아이는 하루분의 해열제를 먹고 열이 모두 떨어졌다. 날이 덥다는 이유로 아이스크림 먹고 얼음 먹고 차가운 것만 찾아 먹는 것을 그대로 두었다. 저녁에도 에어컨 바람에 옷은 얇게 입혀 재웠다. 이불도 안 덮고 자는 아이인데 말이다.


아이가 열이 난 이유는 냉방병일 것이다. 당장 아이스크림은 물론 차가운 것 금지, 저녁에 잘 때는 옷을 잘 입혀 재우기, 더워도 에어컨이 틀지 않은 방에서 재우기! 가 시작되었다.

아이는 아이스크림과 차가운 것을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어쩔 수 없다. 남의 새끼 먹고 싶다고 너무 단것과 찬 것을 마구 먹였는데 응급실에 다녀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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