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갈 거야?" "아니 내 집에 갈 거야 " 작은할아버지를 따라가는 아이에게 내가 넌지시 물었다. 아이는 절대 시골에 갈 수 없다는 듯이 단호하게 "내 집'이라고 대답했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집을 엄마 집이나 엄마 아빠 집이라고 말했는데 집으로 가는 오늘은 내 집이라고 말한다. 지난번 아이 엄마가 사준 모자를 아파트 아래로 던져주며 환한 아이 얼굴을 마주한다. "할머니 고마워" 아이는 모자를 집어 들며 한껏 들뜬 목소리로 상냥한 인사를 보냈다. 행복 가득한 아이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지난 월요일 아이 엄마에게 주말 동안 딸아이를 데리고 있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이가 기다리던 일이라 바로 알려주었다. 아이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런데 집에 가는 날짜가 손가락 다섯 개를 다 펼쳐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짜증을 냈다. "이만큼" 세 개의 손가락을 펼치며 제발 그렇다고 해줘요라는 눈빛을 내게 보냈다. 나는 다섯 개의 손가락을 다 펼치며 대답해 주었다. " 아니 이만큼 자야 해" 아이는 집에 가는 기쁨보다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힘들었는지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도 시간이 가지 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 시간이 너무 안 가 바로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어 엄마 집에 가게" 다음날 아침에도 그다음 날 아침에도 저녁에도 집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엄마 아빠 집에 두 밤 자고 가? 신난다. " 아이에게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작은할아버지가 금요일 오후에 시골에 내려가며 아이를 아이 집에 내려주고 가겠다는 것이다..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던 아이는 갑자기 하루 더 빨리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아이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왜 주말에 안 가?" "금요일 할아버지 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지 말까? 엄마 아빠가 토요일에 데리러 오면 갈래?" "아니 금요일에 갈래?"
선교원에서 하원하는 아이의 양손에는 종이 접기가 들려있었다. "이거 엄마 아빠 선물이야 할머니 것은 없어" 다른 날 같으면 아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하나 선물 줄까? 할머니 내가 만들어 줄게!" 작은할아버지가 자신을 늦게 데리러 올 줄 알았다가 아직 한낮인데 벌써 데리러 온 것이 의아하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아이의 얼굴은 웃음꽃이 피었다. 아이는 하룻밤이 아니라 두 밤을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좋았으리라. 집을 나서는 기전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는 왕 할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말했다. "왕할머니 엄마 집에서 두 밤 자고 올게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고양이 인형! 아이가 기뻐하는 것은? 엄마 아빠가 아프지 않은 것! 아이는 곰돌이가 열이 나서 돌보아주어야 한다며 곰돌이 인형을 안고 엄마 아빠 집으로 떠났다. 자신의 얼굴보다 큰 분홍 모자를 쓰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