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달린 아이

by 약산진달래

"할머니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날아다니는 꿈이라도 꾼 것처럼 자신에게는 날개가 있다고 말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아주 큰 날개가 나오고 기분이 조금 좋으면 작은 날개가 나와 그리고 기분이 안 좋으면 날개가 멈춰!"

"날개가? 그럼 언제 큰 날개가 나오는데?"

"엄마 아빠를 만날 때 아주 큰 날개가 나와"

"좋겠네! 엄마 아빠 곧 만날 수 있으니 "

"여기 날개 스위치가 있는데 그 스위치를 누르면 돼 "

가슴을 가리키며 아이는 작은 스위치를 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날아다닌 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이 엄마는 수술 후 조금씩 몸이 회복되어가고 있다. 그 회복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알려주었다.

"고모 9월 말이나 되면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도 한 달은 더 아이를 데리고 있어야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초 아이 엄마는 좀 더 빨리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알려주었다.

"고모 9월 둘째 주에 데리고 가려고요"

두 주 뒤면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아이와 헤어질 날이 가까워졌다.

아이 부모는 목요일 서울병원외래를 다녀오다 아이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이번 주 주일에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

한 달이 두 주로 두 주가 이번주로 앞당겨진 것이다.


다니던 미술 학원에 아이가 이제 자신의 집으로 내려간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미술 선생님과 미술학원 언니들은 아이가 이제 더 이상 미술 학원에 오지 않는 거는 것을 아쉬워했다.

"지우 오늘 와?" 늘 미술 학원에 갈 때면 물어보던 또래 아이와 이제 조금 친해졌다며 미술 선생님도 아쉬워했다.


"언니들이 자꾸 나보고 집에 가지 말래?"

"그럼 집에 안 갈 거야?"

"아니 언니들이 나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다니던 선교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집에 돌아가는 것이 좋으면서도 섭섭하다고 원감 선생님은 아쉬워했다.


그렇게 다가온 금요일이다. 아이 부모는 주일에 데리러 온다는 것을 하루 더 앞당겨 토요일에 데려가겠다고 알려주었다. 이제 한 밤만 자면 아이는 정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엄마 아빠를 만날 생각에 행복해하며 날갯짓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이다.

그렇게 아이는 선교원 차를 타고 광주에서 마지막 등원을 했다. 오늘은 키즈카페를 가는 날이라 더 활기차 보였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의 짐 정리를 하고 있던 차, 아이를 내일 데리러 온다던 아이 부모는 아이의 하원 시간을 물어왔다. 하원 시간에 맞추어 아이 선교원에 들렸다가 바로 집으로 데려가겠다는 것이다. 다시 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내일이 오늘로 변경되었다.


아이의 짐 정리를 어느 정도 마쳤을 때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들어온 아이에게는 날개가 달려있었다. 그렇게 아이 부모는 6개월 반 동안 이곳에 서 생활한 아예 짐을 챙겨 가지고 아이와 함께 떠났다. 어디든 데려다줄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은 아이는 가슴의 스위치를 눌러 가장 큰 날개를 폈다. 아이는 그렇게 행복한 얼굴로 홀연히 날아가 버렸다.



제목: 날개

정겨움


나에게는 날개가 있어요

하나님이

나한테

특별하게 만드신 날개

날개 날개 날개 ~


기분 좋을 땐 날개가 펴지고

짝짝 날개 최고

기분 안 좋을 땐

날개가 안 생겨

멈춰 멈춰


나는야 날개가 생겨

꺅!

학!

나는 야 용이야


끝나기 전에 슬퍼하지 말고

나처럼 춤춰봐

피카추

카~

해봐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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