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키울 자격

by 약산진달래

"강아지 한 마리 키우세요"

"뭐라고 잘 안 들린다"

"강아지 한 마리 키우시라고요"

"성가시게 뭐 하러 강아지를 키워야 인자는 다 필요 없다. 내 몸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강아지를 키워야 "

아침에 노인복지관을 가시려고 기다리시는 동네 어르신께 강아지 영업을 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마찬가리지로 강아지를 키우기 힘들다 이다.


이번만 거절당한 것이 아니었다. 윗집할머니에게도 강아지 한 마리 키우실 것을 이야기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 강아지 사료값이 비싼디 어떻게 댄다냐. 그라고 나는 겨울에 아들집에 가서 한두 달 집을 비우는데, 그때는 강아지를 어짠다냐!" 할머니는 이핑계 저핑개를 대시며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고 했다.


시골로 내려와 정착한 오라버니 친구에게도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울 것을 이야기했다. 키우겠다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반강제로 강아지를 맡겨보려 했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쉽게 선택할 일이 아니었는지 강아지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사골집 마당에는 강아지가 한두마리 잇었다. 겨울 내내 잘 먹인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은 여름날 보신탕이 되었다. 강아지를 사러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린 시절 기억 속에 개장수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여름날 개장수 아저씨에 팔려갔다. 그 강아지를 따라가며 한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보신탕으로 잡아먹을 수도 없고, 집에서 키우는 마당개들은 돈도 되지 않은 시절이 도래했다. 그래서인지 시골에서는 강아지를 키우려고 하는 어르신들이 없다. 자녀들이 떠나고 아이들이 없는 시골에 어르신들은 너무 연로하셔서 누군가를 책임지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이 따라온다. 어떤 연유로든 시골집 마당으로 들어온 강아지를 키우게 된 이후로 이래 저래 사건 사고가 많이 생기고 있다. 집에 사람이 있을 때는 바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집에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별의별 사건이 생기게 된다.


어젯밤만 해도 그늘에서 지내라고 차양막을 쳐주고 왔는데 그 차양막에 몸이 감겨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섬마을 농부가 낫을 들고 풀어주려고 했는데 무서웠는지 강아지가 물어서 어떻게 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누가

강아지를 키울 자격은 있는 것일까?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그것이 작은 동물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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