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 동화 읽어 드릴게요

by 약산진달래

"증조할머니는 왜 누워만 있어?"

"왜 얼굴에 줄무늬가 많아 "

'중조할머니는 얼굴이 안 예뻐 "

아이의 모습에 비춘 증조할머니의 모습이 가까이 다 가기에는 무서운 모습이었는지 아이는 말했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증조할머니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겨움아 이제는 네가 왕할머니께 동화책을 읽어 드리면 어떨까?”

나는 침대에 누워 계시는 증조할머니에게 동화책을 읽어드리라고 말해보았다. 아이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내가 내가 동화를 읽어줄게 “

“그래 왕할머니가 겸이가 동화책 읽어드리면 정말 좋아하실 거야”’

“왕 할머니가 아니고 증조할머니야”

아이가 나의 말을 바로바로 잡았다.

"어떤 동화책을 읽어드릴까?"

아이는 생각이 났다는 듯 내가 책상 어딘가에 둔 작은 종이를 찾아왔다.

“음 동화책이 여기 있군 "

혼잣말을 하며 스스로 동화책을 만들었다. 아이의 상상력 속에서 작은 종이가 동화책이 된 것이다.


동화책을 찾은 아이는 증조할머니에게 다가갔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앉았다. 예쁜 것이 좋다는 아이는 왕할머니의 얼굴에 왜 줄무늬가 많다며 예쁘지 않다고 했다. 왕할머니 침대 가까이 가는 것을 껴려했다. 침대에만 누워계시는 증조할머니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코를 막기도 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왕할머니는 동화속 마녀처럼 무서워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동화는 들려주고 싶었다.

“중조할머니 이것이 동화책이야”

“아이고 내 새끼 이쁘다"

병들고 정신마저 아득한 노할머니는 그저 증손녀가 자기 옆에 가까이 와준 것만도 이쁘기만 하다.

“딱 하나만 읽어준다.”

두 권은 안된다고 못 박는 듯 아이가 말했다. 동화책을 읽어줄 때만큼은 할머니 냄새가 싫지 않았나 보다. 할머니가 무서워 보이지도 않았다. 아이는 할머니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림도 글자도 없는 동화책이지만 하얀 종이에 자신의 상상을 불어넣어 증조할머니에게 자신이 만든 동화를 들려주는 아이 모습이 사랑스럽다.

“옛날에 옛날에 선녀와 나무꾼이 살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아팠어요
선녀와 나무꾼은 먼 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선녀와 나무꾼은 행복하게 살았어요
동화 끝”


"할머니 책 또 읽어줄까요?

이번에는 백설공주 이야기 들려줄게요."


“옛날에 옛날에 백설공주가 살았어요
그런데 백성공주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어요
그런데 백설공주 엄마가 아팠어요
만약 내가 백설공주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럼 내일 인형극장에서 만나요
안녕 "


“할머니 내가 증조 할머니 동화책을 읽어줬어”


아이가 만든 동화 속에 모든 주인공은 자신처럼 엄마가 아팠다. 아이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엄마의 건강이 회복된다면 아이의 동화 내용은 더 행복하리라.

“우리 귀염이가 동화선생님이네”

동화선생님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내일도 아이는 증조할머니에게 자신이 만든 동화를 들려주고 있지 않을까,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아이가 환한 미소로 증조할머니에게 말했다.

“내일 또 읽어드릴게요. 증조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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