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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by 약산진달래

밤새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리

또도독 또도독

두두두두 두두두두둑

휙~ 휙~ 휘리릭

처음엔 살며시 다음엔 세차게

두드리는 밤 손님

안녕하세요!

누구없어요?

당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단비가 찾아왔어요.

기다리던 소식 들려오는

칡흙처럼 어두운 밤

빼꼼이 문열고 내다보니

적막한 이곳에

가로등 불빛만

어둠속에서 바람에 방황하는

단비의 갈길을 밝혀 주는

시골의 밤

가로등 불빛 벗삼아

지난밤 메마른 땅 적셔놓고

촉촉한 발자욱 남겨둔 아침

떠나는 인사처럼

또도독, 두두둑, 휙 휘리릭

반가운 단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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