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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

DeepSeek 등장과 트럼프 2기가 주는 시사점

by 헤르메스JK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요즈음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이슈가 많아 상당히 혼란스럽다.

내적으로는 국내경기 침체와 저성장, 비상계엄 정국이 더해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더해 북한의 핵 위협 Risk도 있다. 외적으로는 생성형 AI와 트럼프 2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는데, 국내 정치상황에 발목이 잡혀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 국민들이 성장통이 아닌, 계속되는 이념 논쟁으로 가치관의 혼란에 빠져 패러다임의 대 전환시기에 스스로의 운신 폭을 제약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다.


한강의 기적(1962년 경제개발계획~1997년 IMF 구제금융 전까지)에 이어서, 2000년을 전후한 기존 산업의 Digital 전환기에 잘 대응하여 Digital 산업 분야에서는 유럽이나 일본보다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4년에 GDP순위가 세계 10위에 진입하는 신 경제강국으로 부상했지만, 그 이후 현재까지 20년간 10위~14위를 계속 왕복 달리기 하고 있는 중이다.


데이터로 보는 우리 경제의 위상과 현실

(단위 : 순위, 억$, $)

GDP Global순위표.png * 출처 : IMF WEO Database (Claude로 작성), 2023년은 2023년 10월 Data, 2024년은 전망치

결과론적으로 경제 외형은 커지고는 있지만, 노무현 정부 이후, 이념 경쟁(?)과 진영 싸움으로 타 국가대비 상대적인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와 트럼프 2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중이고, 중국의 기술 혁신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한국의 설 자리는 더 좁아져 후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실을 우파이건 좌파이건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양 진영 모두 해결능력이 있는지는 더 의심스러운 상황인 듯하여 걱정이다.


돌아보면 이념 경쟁은 국민들 생활의 삶의 질 향상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소모적인 논쟁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중국제품과 서비스가 융단폭격과 인해전술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우리 다음 세대들의 삶의 질은 더 나빠지게 될 것이 분명한데, 내부 분열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손을 놓고 있을 때인가?


상대적인 성장 정체를 설명해 주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

이를 반증하는 경제학회 논문(오지윤 명지대교)이 발표되었다. 매일경제(2025.2.3) 보도의 요지는, 미국은 슈퍼스타기업이 등장해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기업은 영업이익률 15% 줄어들 때 근로자 임금은 39%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피고용자보수비율)이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2000년대 들어 급상승한 것은 기업 이익보다 월급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다. 대기업은 빠른 기술 혁신과 집중적인 투자로 이익 증가 속도가 임금보다 빠르다. 따라서 이익 규모가 큰 기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피고용자보수비율이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피고용자보수비율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생성형 AI 언어모델 DeepSeek가 주는 의미

최근 중국의 생성형 AI 언어모델인 DeepSeek가 단연 화제이다. 미국의 선도적인 AI 모델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하면서도 투입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는 주장과 평가 때문에 미국의 IT산업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오픈 AI의 전 임원이었던 잭 카스는 딥시크를 두고 “자원 제약이 종종 창의성을 촉진한다는 큰 교훈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은 자원 빈국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통념을 교육열과 근면성실, 수출로 극복하고 경제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경험이 있다. 생성형 AI의 투자 거대화,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주의(고율 관세)로 악화된 수출환경과 자본력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DeepSeek 사례와 같은 창의적인 도전뿐일 것이다.


물론 OpenAI의 기술 도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샘 올트먼 CEO는 오픈 AI 데이터를 무단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DeepSeek는 이에 대해 AI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는 것 아니냐”라고 인터뷰에서 부인하면서도, 증류기술 사용을 인정하고 있어 미 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규제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성장은 창의력과 도전정신에서

더 놀라운 것은 저비용으로 고성능 모델 DeepSeek를 개발한 중국 국내파 젊은 천재들이다. 창업자 량원펑(1985년생)과 개발자 뤄프리(1995년생)를 비롯한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과 데이터 자동화 연구팀 31명이 개발을 이끌었다고 한다(중앙일보 2025.02.02). 딥시크 연구자들 연령대는 20대∼30대 초반이다. 대부분 해외 유학 경험 없이 중국 명문대를 졸업한 본토 출신회사와 인력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기업처럼 다수의 Global 엔지니어가 아닌, 중국 내 작은 벤처기업의 소규모 엔지니어들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언어모델을 성공시켰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거대 공룡기업을 움츠리게 하는 창의적 벤처기업이 되어야

OpenAI의 샘 올트먼도 DeepSeek의 영향을 받은 탓일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초기 비영리단체로서 ‘인류의 이익’을 내걸며 AI 연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한 당초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에 동의하지 않던 입장이었다. 최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폐쇄형 모델에서 Open Source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특히 가장 최신의, 고도화된 추론모델인 GPT4-o3 mini를 이미 무료 사용자에게도 공개했다. 물론 거액을 투자한 기업들이나 투자 자본들의 동의가 필요하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즈니스모델 변경과 발굴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어렵기는 하겠지만.


중국의 작고 젊은 기업이 글로벌 공룡기업들을 놀라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자원 제약이 종종 창의성을 촉진한다”는 말이 과거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사례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정치적 이념 전쟁이 아닌, 한강의 기적 ver2.0, 국가의 미래와 성장을 위한 대외 경제전쟁을 사활을 걸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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